전북·광주은행, 호실적 속 초라한 ‘비이자이익’ 성적표

시간 입력 2022-04-29 17:25:24 시간 수정 2022-04-29 17: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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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중 비이자이익 부문 유일한 적자
저금리기조에 빅테크 경쟁 심화…비이자이익 성장 활로 모색해야

1분기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이자이익이 크게 늘면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지만 비이자이익 부문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이익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역할을 하는 데다 이자이익으로 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성장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각각 544억, 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2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확대된 건 기준금리 인상에 원화대출금 성장세가 맞물리며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전북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021년 1분기 14조4695억원에서 1년새 15조4475억원으로 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20조2194억원에서 21조8449억원으로 8% 늘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모두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대출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각각 6.2%, 10.8% 늘렸다. 특히 광주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은 3.4% 늘어난 반면 기업대출은 10% 이상 증가하며 원화 대출 자산 증가를 견인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두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북은행의 비이자이익은 2021년 1분기 –4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지난해 3분기 12억원 수익을 보며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4분기 –100억원에 이어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광주은행은 비이자이익의 적자 폭이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작년 1분기 –33억원에서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4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광주은행의 경우 예금보험료와 대출 출연금 비용으로 비이자이익이 마이너스에서 출발해 그동안 유가증권 수익에서 적자 폭을 상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주식시장 부진으로 유가증권 수익이 2021년 1분기 78억원에서 올해 1분기 30억원으로 반토막 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이자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부동산파이낸싱(PF)이고 이외에도 유가증권, 펀드, 퇴직연금,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있다”며 “PF의 경우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지방은행들이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다른 지방은행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대구은행은 2019년까지 비이자이익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다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2년 연속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남은행은 1분기 비이자이익이 261억원으로 전년 동기 102억원 대비 155%가량 늘어나 지방은행 중에서 비이자이익 부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비이자이익은 국내 은행업계의 숙명과도 같다. 글로벌 경기 등락에 따른 금리 변동성이 심해 안정적인 이자이익으로는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최근 카카오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 시장에 침투하면서 과거처럼 예대마진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수익을 늘리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에도 해당한다.

최근 전북은행의 경우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고팍스와 맞손을 잡고 실명인증 입출금계좌 발급 계약을 맺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지역적 한계 극복와 MZ세대 등 신규 고객 확보와 비이자수익 증대를 위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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