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대출 늘린 인터넷銀…금리는 시중은행 대비 최대 4% 높아

시간 입력 2022-05-02 17:42:36 시간 수정 2022-05-02 17: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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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銀 3사 7~10등급 저신용자 대출금리 대부분 10%대 고이율
당국, 중‧저신용 비중 늘리기만 치중…인뱅 수익성‧건전성 부담 소비자 전가 논란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중금리 대출을 늘린 가운데 저신용자라 대출금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최대 4%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소외계층 포용’이라는 당초 설립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공시된 3월 취급분 신용대출 평균 금리 중 7~10등급 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대체로 높았다.

◆9~10등급 저신용자에 신용대출 금리, 시중은행 比 최대 4%이상 높아

지난 3월 기준 저신용자(9~10등급) 고객의 평균 대출금리는 카카오뱅크 14.29%, 케이뱅크 14.61%, 토스뱅크 14.28%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9~10등급 대출금리는 KB국민은행 10.50%, 신한은행 13.46%, 우리은행 11.09%, 하나은행 11.62%, IBK기업은행 9.50%, NH농협은행 12.88%로 공시됐다.

이는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기업은행과 비교하면 약 4,78~5.11%포인트, 4대 시중은행으로만 봐도 최소 0.82%포인트에서 4.11%포인트 벌어진 격차다.

7~8등급 중‧저신용자의 경우에도 금리 차가 발생했다. 이들의 경우 9.13%의 평균금리가 책정된 카카오뱅크를 제외하면 케이뱅크 11.44%, 토스뱅크 10.65%로 모두 10%대를 넘어섰다.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국민은행(10.14%)를 제외하고는 모두 10%대를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측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고 여건이 열악한 만큼 금리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기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자들의 입장에서는 대출 실행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각사>

◆당국, 인뱅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만 늘리라 주문…소비자에 부담 전가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설립 시기부터 ‘기존 시중은행들이 꺼리는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한다’는 취지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고 설립됐던 만큼 지속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로 각각 20.8%, 21.5%, 34.9%를 내세우고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25%(카카오‧케이뱅크),42%(토스뱅크)로 상향 조정하면서 대출을 더욱 늘릴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대출 실행 자체가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의 문턱을 낮췄다는 시각과 소외계층 포용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낮추는 ‘메기’역할을 기대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자체만 확대하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 가운데, 아직 출범 초기인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챙겨야 하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금융 소외계층에게 부담이 일부 전가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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