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 전기차 보급 지지부진…올해 목표 달성 '빨간불'

시간 입력 2022-06-16 17:41:30 시간 수정 2022-06-16 17: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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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평균 전기차 보급률 51% 수준
車 반도체 부족 등 여파로 출고 적체 심화
정부, 올 전기 승용차 16.5만대 보급 목표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기아를 중심으로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정작 전국 지자체의 전기차 보급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에 따른 생산 차질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출고 적체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면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16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전국 165개 지자체의 올해 상반기 전기 승용차 민간 공고대수 7만5852대 중 이날 기준 출고대수는 3만8595대로 집계됐다. 이들 지자체의 평균 전기차 보급률은 50.9%로 당초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우선 서울시의 전기차 보급률은 52.3%로 인천시를 제외한 5개 광역시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시의 올해 상반기 전기 승용차 민간 공고대수는 7800대로 이 중 출고대수는 4077대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조건인 출고 기한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했으나,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 등 여파로 인해 출고대수를 빠르게 늘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시는 전기차 보급률이 42.5%로 6개 광역시 중 유일하게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인천시의 올해 상반기 전기 승용차 민간 공고대수는 7874대로 이 중 출고대수는 3343대였다. 반면 울산시(93.5%), 대구시(69.9%), 부산시(64.9%), 광주시(62.9%), 대전시(58.2%) 등 나머지 5개 광역시는 비교적 높은 전기차 보급률을 기록했다. 다만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3320대를 배정한 성남시의 경우 824대를 출고하며 전기차 보급률이 24.8%에 그쳤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사진제공=제네시스>

전국 지자체의 전기차 보급률이 저조한 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로 인해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동화 전환에 사활을 건 현대차·기아를 필두로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생산 차질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의 출고 기간은 각각 12개월 이상, 기아 EV6는 18개월 이상에 달할 정도로 출고 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전기차의 출고 적체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하반기 들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기차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2배 이상 많은 반도체가 필요한 데다 백오더(주문 대기) 물량 등 대기 수요가 많은 탓에 출고대수를 큰 폭으로 늘리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는 승용차 16만5000대, 화물차 4만1000대, 버스 2000대 등 총 20만8000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급 불균형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의 전기차 보급에 계속 제동이 걸리면서 전기차 구매를 앞둔 소비자의 불편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부품난을 해결하고, 원자재 가격을 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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