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지주·동생은 소재"…BGF家 오너 2세 형제경영 본격화

시간 입력 2022-07-06 07:00:05 시간 수정 2022-07-05 17: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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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에코바이오, 코프라의 자회사로…향후 합병도
소재 사업의 확장…'친환경' 공통 분모도
BGF 미래 수익원 위해 형제 팔 걷어
지주사 앞에서 끌고 소재 사업으로 뒤에서 밀고

홍정국 BGF 대표(왼쪽)과 홍정혁 BGF에코바이오 대표.<사진제공=BGF그룹>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BGF가 소재 사업으로 기회를 만들고 있다. 홍정국 사장은 지주사를 이끌며 자금 등을 지원하고, 홍정혁 부사장은 소재 사업을 통해 미래의 청사진을 그린다. 홍 부사장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재 사업의 핵심이 되는 코프라의 주주가 됐다. 오너 2세 홍정국·정혁 형제의 경영이 빛을 볼지 관심이 쏠린다.

6일 BGF에 따르면 오는 9월 자회사 BGF에코바이오가 코프라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코프라는 작년 BGF가 인수한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그동안 BGF에코바이오와 코프라 두 계열사는 지주사 BGF 산하에 수평적으로 있었지면, 앞으로는 'BGF-코프라-BGF에코바이오'로 수직적인 지배구조를 갖게 된다. 이미 작년 코프라를 인수하면서 이 같은 지배구조 변화는 예상됐었다.

BGF에코바이오는 소비재를, 코프라는 산업재를 다루는 소재 기업이다. 코프라를 인수한 것도 소비재부터 산업재까지 기능성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코프라의 강점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 기술은 생산 과정에서 철강 및 비철금속 대비 상대적으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량이 적다. BGF에코바이오와 '친환경'이라는 공통 분모도 있다.

두 회사의 경영은 홍정혁 부사장이 맡고 있다.

BGF에코바이오는 지난 2019년 PLA 발포(Foam) 가공기술을 보유한 KBF를 인수하면서 신설된 회사다. 친환경 소재 분야가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라 판단해 투자를 시작했지만, 지주사 내에서 KBF를 더한 BGF에코바이오의 수익 비중은 9% 수준이다.

코프라는 코스닥 상장사인데다, 연매출 2000억원 내외의 회사다. 수익의 절반은 수출에서 발생한다. 미국, 중국, 인도 등에 생산판매 법인을 두고 있다.

<자료제공=BGF>

BGF그룹은 지난 2017년 투자 사업 부문인 BGF와 편의점업을 영위하는 BGF리테일로 쪼개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다. 지주사 BGF는 그룹의 미래 사업 '첨병'을 자처하며 M&A에 뛰어들었지만, 신사업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새벽배송업체 헬로네이처는 수익성 악화로 새벽배송을 접고 B2C에서 B2B로 수익 구조를 전환했다. BGF의 시가총액도 지주사 전환 이후 반토막 났다.

다만 지주사 전환으로 세대 교체는 빠르게 진행됐다. 오너 2세 등판이 본격화된 것이다.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사장은 오너일가 가운데 유일한 등기임원이다. 지난 2019년부터 지주사 BGF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BGF리테일의 등기인원직을 유지하되 상근에서 비상근으로 변경하고 지주 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변화에서 중심이 된 인물은 차남인 홍정혁 부사장이다. 그간 차 부사장은 친환경 사업을 맡아 물밑에서 형인 홍 사장을 보좌했다.

BGF에코바이오의 주식을 코프라에 현물출자하는 과정에서 코프라는 제3자인 BGF와 홍 부사장에게 주식을 배정하는 증자를 진행했다. 홍 부사장이 BGF에코바이오 지분 16.67%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홍 부사장은 코프라의 2.71% 주주가 됐으며, BGF는 44.34%에서 50.67%로 지배력을 확대했다.

향후 BGF에코바이오와 코프라가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있단 점에서 홍 부사장의 코프라 지분 취득은 지배구조 개편의 쟁점이 됐다. 지주 회사를 맡은 홍 사장이 앞에서 끌고, 신사업인 소재 사업을 맡은 홍 부사장이 뒤에서 밀어주는 그림이 그려졌다.

BGF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소재 부문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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