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싼타페‧쏘렌토 등 주력 디젤車 판매량 ‘급감’

시간 입력 2022-11-08 07:00:03 시간 수정 2022-11-07 17: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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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누적 싼타페 2.2 판매량 전년比 67.7%↓
같은 기간 쏘렌토는 71.8%·GV70은 78.5% 급감
출고 지연·전기차 인기에 경윳값까지 급등한 영향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주력 디젤차 판매량이 올해 급감했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인기 질주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데다 경유 가격의 가파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등 여파로 연말까지 경윳값 상승이 예고돼 있어 디젤차의 판매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기준 현대차 싼타페 2.2 디젤의 국내 판매량은 48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7% 감소했다. 이 기간 기아 쏘렌토 2.2 디젤은 5442대로 71.8%, 제네시스 GV70 2.2 디젤은 1002대로 78.5% 각각 급감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누렸던 현대차·기아의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디젤 모델들이 나란히 판매 감소세를 이어간 셈이다.

현대차·기아 간판 대형 SUV와 미니밴의 디젤 모델들도 판매가 줄어들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2.2 디젤의 올해 누적 국내 판매량은 2만1840대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고, 제네시스 GV80 3.0 디젤은 3775대로 13.3% 줄었다. 국내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아 카니발도 디젤 모델만큼은 판매 하락세를 피해 가지 못했다. 같은 기간 카니발 2.2 디젤의 국내 판매량은 1만9397대로 58.2% 급감했다.

현대차·기아의 주력 디젤차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일명 ‘가격 역전’ 현상이 심화한 영향이 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881원을 기록했다. 같은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59원인 점을 고려하면 222원가량 높은 가격이다.

앞서 지난 1월 1일만 해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22원으로 경유 가격(1441원)보다 181원가량 비쌌지만, 5월 11일을 기점으로 경유 가격(1948원)이 휘발유 가격(1946원)을 추월했다. 국내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후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다가 6월 13일부터 현재까지 4개월 이상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솔린차보다 비싼 디젤차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유류비인데, 최근 경윳값이 계속 오르면서 메리트가 사라졌다”며 “반도체 등 부품난 여파로 인한 출고 지연 사태와 적은 유지비가 강점인 전기차의 높은 인기도 현대차·기아 디젤차의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준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9월 국내에 출시한 싼타페의 연식변경 모델 ‘2023 싼타페’.<사진제공=현대자동차>

경유 가격 역전 현상이 남은 4분기 동안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디젤차에 대한 국내 수요도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휘발유보다 수요가 많은 경유의 수급 불균형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에 대한 미국, 유럽 등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로 인해 경유 재고가 부족해진 데다 러시아를 대체할만한 수입선 확보 역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난방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경유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고 있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가격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며 “디젤차를 이미 구매했거나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이 가솔린차나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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