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손충당금 확 늘렸다 …신한은행 지난해 전입액 6천억대 ‘1위’

시간 입력 2023-03-02 17:25:02 시간 수정 2023-03-02 17: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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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중은행 대손충당금 전입액 1.7조…1년 전보다 71.2%↑
4개 은행 NPL 커버리지비율 모두 200% 상회
사그라지지 않는 잠재부실 우려에 …금융위 ‘특별대손준비금’ 시행 예고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키워온 것으로 나타났지만, 금융당국의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는 그치지 않고 있다. 수면 아래 잠겨 있던 대출부실 위험이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 등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1조78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1.2%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6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7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4484억원으로 23.0% 늘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14.3%, 117.3% 급증한 4220억원,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이 늘면서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가늠하는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도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2021년 163.1%에서 지난해 202.4%로 39.3%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259.4%로 1년 전보다 34.1%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256.7%, 212.1%로 각각 51.2%포인트, 48.2%포인트 올라갔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회수 불가능한 채권으로 인해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비용을 말한다. 시중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면 아래 있었던 대출 리스크가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체율은 0.20%로 1년 전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0.16%, 0.2%로 각 0.04%포인트 상승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 0.03%포인트 오른 0.22%로 나타났다.

이들 시중은행이 예년보다 더 큰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했음에도, 금융당국은 이들 은행에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은행권 대출부실이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매년 초 진행하는) 결산 검사 등을 통해 대손충당금, 자본 여력 등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토록 유도해 향후 위기 상황에서도 본연의 자금공급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은행에 직접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더욱 높여 기업 부실이 금융권에 전이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당장 확인할 수 있는 부실에만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연체율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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