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기반 인터넷은행 ‘혁신’ 잃었나… ‘비이자수익’ 카카오뱅크 반토막, 토스뱅크도 적자

시간 입력 2023-03-06 07:00:02 시간 수정 2023-03-03 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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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수익 의존도 심화…최대실적에도 비이자이익 축소 ‘고민’
케이뱅크도 84% 감소…시중포트폴리오 차별화 나서야

최고 실적을 달성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이자이익이 되레 축소하면서 예대마진 기반 시중은행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기업에서 출발한 만큼 새로운 시도로 혁신을 증명하기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6일 케이뱅크는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8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225억원보다 무려 272% 증가한 규모이다.

케이뱅크가 이처럼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한 건 이자이익이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에만 전년보다 94.5% 증가한 3852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둬들였다.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해 여신 상품성을 강화하고 고객을 확보한 덕이었다.

아쉬운 점은 비이자이익 부진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이자이익과는 대조적으로 비이자이익은 2021년 196억원에서 2022년 30억원으로 84.6% 급락했다. 가상자산이 침체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수료 손익이 감소한 까닭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비이자이익이 정체돼있고 자기자본이익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으며 은행업의 틀을 벗어나 높은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도 케이뱅크와 별 반 다를 게 없다. 카카오뱅크는 작년에만 2021년 대비 28.9% 증가한 263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수익이 전년보다 64% 증가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는 데 영향을 줬다. 다만 비이자이익과 직결된 플랫폼 수익은 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7% 하락해 전체 비이자수익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토스뱅크 역시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순손실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아직 지난해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토스뱅크의 경우 2022년 3분기 기준 비이자이익은 248억원 적자를 지속했다.

혁신을 핵심가치로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처럼 예금과 대출이자 차익인 예대마진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자 혁신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작년 기준 영업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만 80.5%이다. 증권과 제휴신용카드 등플랫폼 수익 5%, 체크카드와 펌뱅킹 등을 통해 얻는 수수료 수익이 15% 수준이었다.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모습이다.

예대마진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들의 정체성이 플랫폼 기업에 두고 있는 만큼 플랫폼에 기반한 비이자이익이 아닌 예대마진 중심의 성장을 이어간다면 혁신을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케이뱅크의 경우 자산시장 침체로 철회한 IPO(기업공개)를 연내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체된 비이자이익 부문 수익성을 강화하는 게 선결 과제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제휴한 비금융 업체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오아시스마켓과 공동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추가 제휴 신용카드 출시 등으로 수익 다변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투자플랫폼을 확대하고 그동안 다른 은행에서 선뵌 적 없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비이자이익 부문 도약을 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4월에 팬덤을 기반으로 한 수신 상품을 출시해 금융과 생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밖에도 기준금리 상승과 고물가 등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고객들의 투자 상품 기호에 맞는 상품을 제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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