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조짐에도 찜찜한 현대카드 ‘애플페이’…투자 대비 점유율 효과 있을까

시간 입력 2023-03-21 17:55:37 시간 수정 2023-03-21 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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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21일 애플페이 서비스 국내 첫 개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오늘이 한국 페이먼트 이정표”
현대카드, 애플페이 도입 예고 후 카드 시장 점유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이지원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이지원 기자>

“이제 ‘신용카드를 다시 한 번 꽂아주세요’라는 말을 하실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오늘이 한국 페이먼트(결제 시스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 애플페이 서비스가 한국 결제 시장의 변화를 꾀할 것이란 점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현대카드는 21일 애플페이의 한국 론칭을 기념하며 서울 용산구 소재의 언더스테이지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개최했다.

◆ 애플페이 시작하자마자 17만명 등록…정태영 부회장 “한국 페이먼트 역사의 기념비적인 날”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에 따라 이날부터 국내 애플 및 현대카드 이용자들은 편의점과 커피 전문점, 백화점 등과 같은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에 따르면 현재 애플페이 가맹점 파트너는 현대카드 개인 고객 거래 건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 역시 향후 애플페이 가맹점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던킨 올비(Duncan Olby)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은 “오늘 첫 발급사 파트너인 현대카드와 함께 한국 고객들에게 애플페이를 선보이게 됐다”며 “현대카드에서 발행한 신용 카드와 체크 카드를 보유한 고객들은 애플페이에 카드를 설정한 후 한국 가맹점과 해외 여행에서도 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오늘은 애플페이의 출범을 축하하는 날임과 동시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EMV(유료페이, 마스터카드, 비자 승인 방식) 승인 방식이 한국에 처음 도입되는 날”이라며 “이와 더불어 보다 간편하고 안전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확산되는 날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오랜 노력 끝에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어 대단히 기쁘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전에 17만명 정도가 아침에 애플페이 등록을 완료하는 등 현대카드와 페이팀들이 경이로운 아침을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카드 사용자 기준으로 50% 이상인 곳이 가맹점이 사용처가 됐다고 던킨 올비 총괄이 말했는데, 현대카드는 향후 사용처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독점권을 내걸고 사업을 준비해 왔지만 금융위 심사과정에서 애플페이 독점적 지위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타 카드사 역시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게 됐으나, 현재 확정된 제휴 카드사는 현대카드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런 만큼 애플페이 선제 도입이 현대카드의 점유율 제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카드시장 내 점유율은 애플페이 도입을 예고했던 지난해 4분기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 현대카드의 카드업계 내 시장 점유율은 16.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5.6%) 대비 0.4%p(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반면 현대카드와 같은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던 KB국민카드의 점유율은 1년새 후퇴했다. KB국민카드의 점유율은 15.4%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삼성카드의 점유율이 17.8%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롯데카드가 0.2%포인트 증가한 9.0%로 집계됐다.

3개 카드사 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4개 카드사는 1년새 점유율이 하락하거나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카드의 시장 점유율이 1년새 20.0%에서 1.96%로 0.4%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우리카드의 경우 0.1%포인트 하락한 6.6%로 집계됐으며, 하나카드의 경우 5.8%로 동일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독점 지위 포기에 투자비용 부담…선제도입 효과에 기대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 역시 국내 카드사 중 이례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현대카드는 SC제일은행과 제휴하며 애플페이 연동 계좌를 발급 중이다. 지난해 1분기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9만6000매로 10만매에 미치지 못했지만 같은 해 4분기 기준 체크카드 발급수는 15만6000매로 집계돼 연초 대비 62.5% 가량 급증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하면 체크카드 발급수가 증가한 카드사는 하나카드 정도가 유일했다. 다만 하나카드 역시 1분기 1079만매에서 4분기 1092만7000매로 1.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타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1분기 70만3000매에서 4분기 59만5000매로 15.36% 감소했다.

뒤를 이어 △롯데카드 54만2000매(14.91% 감소) △우리카드 1065만매(1.75% 감소) △신한카드 2062만6000매(0.35% 감소) △KB국민카드 1777만4000매(0.2% 감소) 등으로 감소폭이 컸다.

다만 국내에서 대중화되지 않은 NFC 거래 방식 및 보급 비용으로 인해 투자 대비 점유율 제고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페이 서비스는 애플페이를 사전 도입한 브랜드 중에서도 NFC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 측에서 독점권을 걸고 사업을 준비해 온 만큼 국내 카드사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애플페이 출시 소식을 기다리던 국내 소비자들도 많아 현대카드의 점유율 향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NFC 단말기 보급 비용과 더불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독점권을 뺏긴 만큼 투자 대비 선점효과는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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