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카드사 연체율 급증…우리·롯데·신한카드 1%대로 뛰어

시간 입력 2023-03-31 17:22:31 시간 수정 2023-03-31 17: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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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7곳 연체율 1.0%…전년比 0.20%p↑
우리카드 연체율 1.20%…카드사 중 최고 수준
“기준금리 상승 영향으로 차주 부담 커진 영향”

국내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1%대에 접어들며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적색등이 켜졌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조달금리와 대출금리가 높아지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이 가운데 연체율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우리카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 역시 카드사의 재무안정성 판단에 있어 연체율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리며 건전성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의 평균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은 1.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0.80%) 대비 0.20%p(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우리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은 1.20%로, 전년 동기(0.65%) 대비 0.5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전체 카드사 중 연체율도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연체율이 다소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올해 1분기 집중관리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의 뒤를 이어 연체율이 크게 증가한 곳은 신한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0.80%) 대비 0.24%포인트 증가한 1.04%를 기록했다.

롯데카드 역시 연체율이 1%대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연체율이 1.0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0.98%) 대비 0.10%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이밖에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연체율 1%대에 가깝게 다가선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하나카드의 연체율이 0.98%로 1%대에 가장 가까웠다. 뒤를 이어 △KB국민카드 0.92% △삼성카드 0.90% △현대카드 0.87% 등의 순으로 연체율이 높았다.

카드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운용한다. 카드사 역시 여전채를 갚아야 하는 만큼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지난해 리볼빙 잔액이 늘어난 것도 카드사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시선에 힘을 보탠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695억원으로, 직전월 대비 73억원 가량 늘어났다.

리볼빙 잔액의 경우 연체율이 포함되지 않지만, 카드 이용금액의 최저 비율(통상 10%)만 갚은 후 대금을 이월하는 만큼 사실상 연체와 다름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카드업게의 한 관계자는 “연체율이 상승할 경우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난해 고금리·고물가의 여파로 대부분의 카드사 연체율이 상승했고, 리볼빙 잔액도 적지 않다 보니 위험하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의 연체율이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이에 따라 카드사들 역시 대손충당금을 확대하며 건전성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금리, 대출금리가 함께 높아졌고 그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라며 “금융업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했고 그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 불가능한 부실채권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손실을 충당하기 위한 자금을 뜻한다. 실제로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외 현재까지 사업보고서가 발표된 5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은 3조611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3조2477억원) 대비 11.21% 증가한 수준이다.

당국 차원에서도 연체율이 급격하게 올라갈 가능성에 대비해 카드사들에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평균은 106.7%로 2021년(106.9%)과 비교해 0.2%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금감원 감독규정상 최소요구기준인 100%는 상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경기 하락 우려 등 대내외 경제‧금융환경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경기전망을 보수적 으로 반영해 카드사가 대손충당금을 충실히 적립하도록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역시 카드사의 건전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자산건전성은 신용카드사의 영업 및 재무안정성 판단에 있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 카드사의 저하된 자본완충력 수준과 높아진 가계부실 위험 등을 고려할 때 재무안정성 저하 우려가 과거 대비 높아졌다”며 “향후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 정상채권의 2개월 연체 전이율 지표 등에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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