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결정…대한항공과 합병 속도내나

시간 입력 2023-11-02 14:54:18 시간 수정 2023-11-02 14: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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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찬성 3표·반대 1표·기권 1표로 가결
대한항공, 1월 말 EU 집행위원회 심사 승인 목표

아시아나항공 A321NEO 항공기.<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중대 고비를 넘겼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는 유일한 사내이사인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를 비롯해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안전·보안실장(전무)은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데 따라 출석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약 4시간 동안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이사회는 참석 이사 5명 중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석 대표와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찬성 측은 화물사업 매각안이 부결되면 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반대 측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화물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혀왔다. 기권한 사외이사 1명은 그간 반대 입장을 견지해오다 가결로 분위기가 기울자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매각 방안을 담은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승인 여부를 놓고 논의했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약 7시간 30분 만에 정회했다. 당시 일부 이사 간 이해충돌 이슈 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진 전무가 돌연 사임하며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것과 관련해서는 그가 회사 안팎에서 압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이번 결정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에 요구한 시정조치안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골자로 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유럽과 한국 간 주요 화물 노선의 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시정조치안을 요구해왔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함께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 중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4개 노선의 슬롯 반납 등이 대안으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날 EU 집행위원회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시정조치안에는 기업결합 이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등 다른 항공사에 매각해 경쟁 제한 우려를 줄이겠다는 제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앞선 지난달 3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과 유럽 4개 도시의 슬롯 이관 방안을 포함한 시정조치안 제출을 결의했다. 산업은행은 국내 항공사들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의향서를 받아둔 상태다.

한편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에 착수한 이후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EU,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내년 1월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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