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알짜 사업’ 화물 결국 매물로…인수 유력 LCC는?

시간 입력 2023-11-06 07:00:01 시간 수정 2023-11-03 18: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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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티웨이·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 등 거론
화물사업 인수로 캐시카우 확보·외형 확장 기회
인수전 참여는 미지수…매각 조건 등 공개 주목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장고 끝에 화물사업 매각을 결정하면서 1차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알짜 매물로 평가받는 만큼 향후 인수전을 둘러싼 항공사 간 눈치 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국적 LCC는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 4개사다. 이들 LCC 4사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에 대한 가격 산정 등을 앞둔 만큼 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은 최근 5년간 연간 1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거둬온 알짜 사업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2019년 1조2756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2조1407억원, 2021년 3조1453억원으로 급증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항공화물 운임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에는 화물사업 매출이 여객사업을 포함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화물사업 매출은 2조9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하기는 했지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항공화물 운임 정상화의 영향으로 화물사업 매출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7781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1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위기에 처했던 코로나19 기간 화물사업이 전체 실적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캐시카우 확보가 필수적인 LCC로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가 외형을 확장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A321NEO 항공기.<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업계 일각에선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 LCC 4개사와 아시아나항공 간 화물사업 규모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장은 인수전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LCC 4사 가운데 화물 운송량이 아시아나항공과 그나마 가장 근접한 회사는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에어인천의 올해 상반기 순화물(우편물·수하물 제외) 운송량은 2만243톤으로 아시아나항공(27만9097톤)의 7.2% 수준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2.5% 수준인 6999톤의 순화물을 운송했고,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의 순화물 운송량은 7961톤으로 아시아나항공의 2.8% 수준에 그쳤다. 다만 이들 항공사의 화물사업 성장세가 가파른 점은 인상적이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30억원 규모였던 화물사업 매출이 2021년 57억원, 지난해 171억원으로 3년 새 약 6배 증가했다. 에어프레미아의 순화물 운송량은 지난 1월 929톤에서 10월 1806톤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효력이 정지됐던 화물사업 항공운항증명(AOC)을 재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안에 AOC를 획득하고 빠른 시일 내 화물사업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이스타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연간 15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AOC를 재취득하는 대로 사업을 정상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가 확정되고, 구체적인 화물사업 매각 조건 등이 공개되면 LCC들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최근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가중된 만큼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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