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망] 유통업계, ‘불황형 소비’ 속 기회 모색…“업체간 생존경쟁 치열할 듯”

시간 입력 2024-01-05 07:00:00 시간 수정 2024-01-04 17: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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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매시장, 코로나19 때보다 못하다…1.6% 성장 전망
이커머스, ‘쿠팡·네이버’ 양강구도…올해도 성장세 지속할 듯
롯데·신셰계 등 전통적 유통 강자들은 ‘오프라인’에 투자 확대

올 한 해 유통업계는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불황형 소비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비용을 절감해 최대한 만족을 추구하며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 대기업 총수들은 하나 같이 올해를 위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유통 기업들은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 2024년 소매시장, 코로나19 때보다도 못한 성장률 보일 듯

올해 유통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했던 2021년보다도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24년 소비시장 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내년 소매시장은 올해 대비 1.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7.5%), 2022년(3.7%), 2023년(2.9%) 보다도 낮은 수치다.

응답자 중 56.8%의 사람들은 내년 유통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긍정평가는 43.2%였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소비심리 위축(66.2%), 금리 인상 및 가계부채 부담 증가(45.8%), 고물가 지속(45.8%), 원유․원자재 가격상승(26.8%), 소득․임금 불안(26.8%) 등을 들어 대내외 불확실성과 리스크 해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소매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정된 수요를 둘러싼 시장 내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오픈을 앞두고 있는 ‘스타필드 수원’ 앞에 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김윤선 기자>

◇ ‘위기’와 ‘기회’로 공통되는 대기업 총수 신년사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CJ 등 올해 대기업 총수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총수들의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위기’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그만큼 올 한 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총수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제시했다.

먼저 손경식 CJ 회장은 현재의 상황을 ‘사상 초유의 위기’로 진단했다.

손경식 회장은 이달 초 신년사를 통해 “우리 그룹은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과거의 위기는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외부 충격에 의한 일시적 위기였다면 지금의 위기는 우리의 현실 안주와 자만심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올 한 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점에 따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경쟁사와의 차별화화와 성장 메커니즘 확립 등이 꼽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리테일 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과 관련해 쇼핑할 때 생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의 패턴을 바꿨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는 지주회사 체제의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사업 안정화를 추구하면서,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Growth Mechanism)의 확립’을 최우선 목표로 다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 이커머스 시장, ‘쿠팡·네이버’ 양강 체제…쿠팡 성장세 두드러져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커머스는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의 점유율이 절반을 넘기며 양강 체제가 이미 구축된 상황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쿠팡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3분기 성장세를 기록한 쿠팡은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낸 바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쿠팡은 2022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쿠팡은 올해 고급 플랫폼으로도 영역을 본격 확대한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규모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한화 약 65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바 있다.

이 같은 이커머스의 강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도 여행, 문화, 레저 등에서 회복세가 나타난 만큼 올해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합리적인 소비가 이뤄질 수 밖에는 없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12월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아이엔씨(Inc)가 세계 최대 규모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한화 약 6500억원을 들여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파페치 공식 홈페이지 캡쳐 화면. <자료=파페치 홈페이지 캡처> 

◇ 전통 유통강자들, 가장 잘하는 오프라인 강화

한 때 온라인에 투자하며 기회를 엿봤던 전통 유통 강자들은 쿠팡의 위세에 밀려 주춤한 상태다. 이에 기본으로 돌아가 가장 잘하는 ‘오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서울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의 격돌이 예상되는 한 해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와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주축이다. 신세계가 지분 62.8%를 쥐고 있는 광주신세계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랜드마크 백화점인 ‘광주신세계 Art & Culture Park(아트 앤 컬처 파크, 가칭)’를 지을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광주광역시 서부 어등산 부지 41만7531㎡(약 12.6만평)에, 연면적 53만6900㎡(약 16만평) 규모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조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경기도 내 인구 순위 1위 수원시에선 롯데와 신세계의 승부가 예견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수원시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을 오픈한 바 있다. 그간 이 지역 복합쇼핑몰 최강자로 꼽혔던 롯데몰 수원은 2014년 개점한 후 10년 만에 새단장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롯데몰 내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올해 4월까지 신규 브랜드 입점 등 리뉴얼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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