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영업익 2조 돌파에도 고민 깊어져…잘나가던 전기차 시장 주춤, 성장세 꺾이나

시간 입력 2024-01-26 16:29:45 시간 수정 2024-01-26 16: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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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33조7455억원·영업이익 2조1632억원…연간 최대 실적
전기차 수요 둔화·리튬 등 메탈가 하락 등으로 4분기 하락세
성장 둔화 전망 속 ‘성장 모멘텀’ 지속 목표…3대 중점 계획 추진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 실적 그래프.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대를 돌파하며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로 올해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당장, 지난해 4분기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성장세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사업 발굴,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와의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33조7455억원, 영업이익이 2조1632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8% 증가하면서 분사 이래 2년 연속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이 최초로 2조원대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것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는 재무실적에서도 드러나듯이 ‘북미 사업을 본격화’한 해로 기억된다”며 “북미 지역 생산공장의 안정적인 양산을 전개해 IRA 세액공제 등 선진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4분기 기록한 IRA 세액공제 규모는 25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 늘었다.

수산화리튬 가격 추이. <사진=LG에너지솔루션>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80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을 기록했다. IRA 세액공제가 더해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5%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6.3%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주요 OEM의 보수적인 연말 재고 운영 뿐만 아니라 리튬, 니켈 등의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메탈가 하락은 올해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극재의 주 원재료인 수산화리튬은 kg당 평균 1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kg당 46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 대비 약 70% 하락했다.

정재욱 LG에너지솔루션 기획관리 담당은 “메탈 가격의 하락으로 배터리 판가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메탈 연동 계약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약 20% 중반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던 성장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지난해 약 57%의 성장률을 기록한 북미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이 30% 초중반대로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대선 등의 대내외 불확실성도 경계했다. 바이든 정부의 주도 아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강력히 추진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IRA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섭 LG에너지솔루션은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확실성이 증가하는 점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탄소 중립 필요성과 전기차 확산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모델들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렇듯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성장 모멘텀’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부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확고한 경쟁 우위를 점하도록 3대 중점 계획을 철저히 추진하겠다”며 “펀더멘탈을 강화하고 질적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내세운 3대 중점 계획은 기술 경쟁력, 원가 경쟁력, 미래사업 발굴 등이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는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열 안전성 강화에 나서는 등 제품 차별화를 추진한다.

또한 고전압 미드니켈, LFP(리튬·인산·철) 등 중저가형 배터리를 오는 2025년까지 출시해 시장의 수요에 발맞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원통형 폼팩터인 46시리즈 양산을 본격화한다. ESS(에너지저장장치) 부문에서는 지난해 연말 생산을 시작한 LFP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ESS뿐 아니라 통합 솔루션 사업을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기술 경쟁력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은 원가 경쟁력도 강화한다. 이 부사장은 “올해와 같이 대외변동성이 있는 경영 환경에서는 외부 리스크에 흔들림 없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원가 구조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존 메탈 영역에 집중된 원재료 직접 소싱 능력을 전고체 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한 소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등 밸류체인에 대한 직접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간다.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생산능력을 높이고, 물류비, 유틸리티 비용 등을 최적화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외에도 차세대 배터리를 통해 미래 시장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미래 사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2026년에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반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을 차질 없이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GM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신규 모델의 출시를 미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 배터리 기획관리 담당 상무는 “신규 모델 출시를 지연하는 것과 관련해 GM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OEM의 전동화 속도 조절은 당사의 운영 계획에 반영해 생산투자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상황과 고객의 수요 등을 고려해 신증설한 공장의 생산이 최적화될 수 있도록 OEM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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