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수요둔화에 실적 ‘주춤’…“P6·전고체 배터리로 기술 초격차 벌린다”

시간 입력 2024-01-30 16:51:58 시간 수정 2024-01-31 10:53:52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프리미엄 배터리 P5 고공행진…역대 매출 갱신
ESS용 배터리·소형 배터리 등 부진에 고군분투
P6·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 초격차로 시장 선점
북미 시장 공략 추진…합작공장 차질 없이 가동

삼성SDI가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5(Gen5) 판매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SDI는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주력 사업인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만 놓고 봤을 때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SDI는 올해 북미 시장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술 초격차를 위한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액이 22조70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늘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의 성장이 주요했다. 삼성SDI는 P5를 앞세워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글로벌 OEM(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해 수익성을 높였다.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0%, 93% 급증했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SDI>

또한 헝가리 공장의 신규 라인의 조기 램프업(Ramp-up·장비 설치 후 대량 양산까지 생산 확대)과 EV용 소형 전지의 판매 확대가 삼성SDI의 역대 실적을 견인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원지원실장 부사장은 실적발표에서 “고금리 지속 및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글로벌 톱 티어로 성장하기 위한 본격적인 실행에 돌입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삼성SDI가 역대 매출을 갱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삼성SDI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7% 감소한 1조6334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선방에도 전방산업의 침체로 전동공구 등에 탑재될 소형 배터리의 재고가 늘었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자재료 사업이 부진했다.

전자재료 사업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022억원, 29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0%, 47.5% 감소했다. 전자재료 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85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 늘었지만 편광필등의 수요 둔화로 4분기 매출액(5665억원)은 6.9% 감소했다.

전자재료와 함께 소형 배터리와 ESS 시장도 녹록지 않았다. 전동공구,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Mobility), IT 제품 등의 수요 회복이 미뤄졌고 ESS는 전력용 판매가 줄었다. 김 부사장은 “전동공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전방시장이 회복하기 까지는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고성장세를 보였던 전기차 시장도 일시적이지만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이미지. <사진=삼성SDI>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이미지.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수요둔화를 P6(Gen6), 전고체 배터리 등의 기술 초격차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SDI는 올해 P6를 양산해 매출 및 수익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P6는 기존 P5 대비 에너지 밀도를 10% 이상 향상시킨 제품으로 급속충전 기술 등이 탑재돼 있다. 삼성SDI는 2분기 P6를 양산해 P5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P6는 올해 1월부터 미주와 구주 고객향으로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며 “연간으로 각형 배터리 내에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OEM을 대상으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출하했고 OEM의 성능·수명 테스트를 거친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의 개선점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고객사의 결과를 받으면 더 빨리 배터리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술 리더십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SDI는 기존에 양산 중인 분리막에 더해 양극재용 고전도성 CMP 분산액을 개발 중이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고전도성 CMP 분산액을 통해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중으로 고전도성 CMP 분산액의 전용 생산라인(M라인) 구축을 목표로 한다.

윤경호 삼성SDI 전자재료 부문 전략마케팅 상무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기술 블랙박스화, 공급망 관리(SCM)의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핵심 소재 파일럿 라인 구축을 완료했다”며 “양산 준비에 돌입하는 등 전지 사업부와의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미국 내 합작법인 현황.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미국 내 합작법인 현황. <사진=삼성SDI>

또한 삼성SDI는 미국 신규 거점 가동을 차질 없이 준비할 방침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유럽의 탄소 규제 강화 등의 친환경 정책으로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생산공장 증설을 계획대로 추진한다. 삼성SDI는 앞서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연산 33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에서는 1공장이 이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스텔란티스와 조성할 2공장은 1공장 인근 부지에 34GWh로 지을 계획이다.

또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는 인디애나주 뉴 칼라일에 2026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연산 30GWh 이상 규모의 공장으로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GM의 전기차에 전량 탑재할 예정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2023년 글로벌 경기 침체속에서도 주력 사업인 전기차용 전지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기반도 확보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2024년에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 강화’, ‘코스트 혁신’, ‘신규고객 확대’ 등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