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전략통’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 ‘LCC 1위’ 굳히기 과제

시간 입력 2024-03-06 17:45:00 시간 수정 2024-03-06 17: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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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취임 4주년…제주항공 재무구조 개선 진두지휘
중단거리 노선·항공화물 사업 확장 등 ‘선택과 집중’ 주효
기단 현대화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 목표…새 도약 승부수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제주항공>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한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전략 키워드로 꼽은 ‘여세추이(與世推移)’에 담긴 의미다. 항공산업 격동기를 맞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출범을 앞둔 ‘통합 LCC(저비용항공사)’의 견제에 대비해 업계 1위 수성이라는 과제를 안은 제주항공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이배 사장은 오는 6월 제주항공 대표 취임 4주년을 맞는다.

김 사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와 시러큐스대 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2019년까지 약 30년간 항공업계에 몸담아온 항공산업 전문가다. 아시아나항공 설립 초기 멤버인 그는 기획관리실을 거쳐 미주지역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한 ‘전략통’이자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는 2020년 6월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기간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재도약을 목표로 추진한 중·단거리 노선과 항공화물 사업 확장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이 대표적이다. 위기 관리를 통해 수익성 회복을 이끈 공로로 지난해 11월에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은 티웨이항공·진에어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내 LCC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1조69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3% 급증했다. 2005년 회사 창립 이후 최대 매출로, 1조3761억원을 기록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연 매출 1조원 클럽에 다시 가입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618억원, 순이익은 1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은 235억원, 순이익은 253억원을 기록해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제선 여객 점유율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항공업계가 지각변동을 앞둔 점도 변수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진 ‘통합 LCC’가 출범하면 LCC 1위인 제주항공이 가장 큰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은 올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구축을 목표로 제주항공의 새로운 도약에 도전한다. 차세대 구매 항공기 도입 등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한 경쟁사 대비 높은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 보잉과 B737-8 50대(확정 40대·옵션 10대)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신규 항공기 물량을 선제 확보했다.

김 사장은 최근 열린 창립 19주년 기념식에서 “차세대 항공기의 연료 효율이 기존 운영 중인 기단 대비 18% 수준의 절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직접 구매 방식의 기단 운용 전략이 기준 운용 리스 방식 대비 획기적인 원가 구조 개선을 가져와 구매기 도입을 통한 초기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12% 수준의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어느 경쟁사도 이러한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곳은 없다”면서 “불투명한 국제 정세와 경제, 항공산업 구조 개편 등 여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민첩하고 역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항공화물 사업 육성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 유일하게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6월 국내 LCC 최초로 화물기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두 번째 화물기를 추가 도입했다. 현재 보유 중인 화물기는 총 2대로, 1호기와 2호기 모두 보잉 B737-800BCF 기종이다.

보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화물기를 운용하며 운항에 필요한 비용 절감과 기단 운영의 효율 상승을 끌어내기 위한 김 사장의 전략이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화물운송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항공화물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화물 2호기 도입을 통해 노선 확장은 물론 비정상 상황에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어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항공화물 운송 서비스를 통해 동북아에서 가장 신뢰받는 화물 운송 사업자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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