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도시광산’ 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 ‘가시화’

시간 입력 2024-03-08 16:42:08 시간 수정 2024-03-08 17: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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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주총서 폐전지 판매 재활용업 등 추가 의결 예정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 위한 사전 작업
그룹 내 사용후 배터리 회수·재활용 등 과정 주도 역할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PCTC) ‘글로비스 센추리’호.<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폐전지 판매 재활용업과 비철금속제품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일명 ‘도시광산’으로 불린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니켈과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해당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전사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도시광산 밸류체인 구축’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이 사업의 시작점인 사용후 배터리 회수부터 재활용까지의 과정을 주도하게 된다. 이번 주총에서 신설을 예고한 신규 사업 역시 이와 관련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을 위해 2021년 2월 국내 최초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설비 특허를 취득했다. 전기차 차종에 따라 형태가 다른 사용후 배터리를 하나의 용기에 실어 운반 가능한 ‘플랫폼 용기’다. 용기 자체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가변 레일식 구조를 적용해 여러 차종의 배터리를 실을 수 있다. 플랫폼 용기를 활용하면 다단 적재가 가능하고, 컨테이너에도 그대로 실을 수 있어 해상운송을 통한 수출에 유리하다.

지난해 5월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인증 자격을 취득했다. 리튬 배터리 항공 물류 체인에 속한 업체의 운송 전문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 인증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항공 물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2020년 461억달러(약 61조원)에서 2030년 3517억달러(약 466조원)로 8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플랫폼 용기를 활용한 다양한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배터리 물류 등 신규 사업에서도 성장 동력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프로세스.<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전처리 기술을 갖춘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인 이알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알은 폐리튬 이온 배터리를 저온 진공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해당 설비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전처리 과정에서 폐수와 이산화탄소 등의 발생 없이 전해질을 회수하는 친환경 공정 기술도 갖췄다. 투자 금액과 세부 계약 조건은 상호 협의 하에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알의 전처리 기술과 설비 사용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만큼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서 회수부터 재활용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처리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유럽·북미 등 해외 시장에 거점을 두고 배출되는 사용후 배터리를 회수해 전처리하는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국가별로 복잡한 배터리 관련 규제를 충족하는 물류 프로세스의 고도화도 병행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기존 물류·해운·유통 사업을 견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등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경우 회수부터 전처리까지 단일화된 시스템으로 본격적인 사업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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