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에어부산 등 LCC, ‘알짜 노선’ 발리 운수권 확보 눈치 싸움

시간 입력 2024-03-14 07:00:00 시간 수정 2024-03-13 17: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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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 지방공항~발리·자카르타 노선 신설 합의
대한항공·가루다항공 독점 구도 속 LCC 기회 열려

제주항공(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항공기.<사진제공=각 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방공항발 인도네시아 노선 운수권 확보를 두고 눈치 싸움을 시작했다. 알짜 노선인 발리 노선이 포함된 만큼 동남아시아 노선 확장을 위한 물밑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항공회담을 열고 지방공항~발리·자카르타 노선을 각각 주 7회(총 28회)로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10개국 중 항공 자유화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국제선 운항이 제한돼 왔다. 특히 양국 간 대부분 운수권이 인천공항에 배정되면서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외항사 가루다항공이 독점 운항하고 있다. 항공 자유화 협정은 국가 간 횟수와 노선의 제한 없이 항공편을 운항할 수 있는 항공 협정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국제선 확장을 계기로 발리와 자카르타 노선을 띄울 가능성이 있는 지방공항은 부산·대구·청주·제주·무안·양양공항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방공항을 보유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중·단거리 노선이 주력인 국내 LCC들도 인도네시아 노선 취항을 위한 운수권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발리 노선의 경우 거리 대비 수익성이 높고, 신혼여행지로 수요가 많은 알짜 노선이다.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과 부산 거점 항공사 에어부산은 김해공항(부산)~발리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북부 관광지인 마나도와 바탐에 전세기를 띄운 데 이어 올해 들어 미국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인 B737-8 구매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해공항을 허브로 둔 에어부산은 발리와 함께 자카르타 노선의 운수권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지난해 김해공항에서 인도네시아 노선 취항을 준비했지만, 현지 공항 슬롯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다”며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김해공항발 발리 노선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거점인 청주공항발 발리 노선 취항을 위한 운수권 신청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공항을 거점으로 둔 티웨이항공도 발리 노선 취항을 노리는 유력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이관받게 될 유럽 4개 노선의 운항이 안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진에어는 모회사인 대한항공이 단독 취항 중인 발리 노선을 둔 운수권 경쟁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발리 노선에 관심이 없는 LCC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국토교통부에서 구체적인 운수권 배분 계획이 나오지 않아 다들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며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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