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빅2, 시황 악화에도 지난해 연구개발비 늘렸다

시간 입력 2024-03-27 07:00:00 시간 수정 2024-03-26 16: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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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6120억원‧현대제철 2540억원 R&D에 투입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도 각각 0.79%‧1.0% 달해
고부가 제품 개발‧탄소중립 체제 전환 등 투자 강화  

국내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렸다. 철강 시황 악화 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탄소중립 체제로의 전환 등 미래 친환경 시장 선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R&D 비용은 6120억원으로 전년대비 5.7%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28.7%나 증가한 수치다.

포스코는 최근 3년 간 R&D 투자 비용이 매년 약 1000억원씩 증가했다. 2021년 4754억원에서 2022년 5789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는 60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0.62%에서 2022년 0.68%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0.79%까지 올라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출 대비 철강 부문의 R&D 비중은 2021년 0.99%에서 2022년과 지난해 각각 1.02%와 1.09%를 기록하며 1%를 넘겼다.

현대제철도 최근 3년 간 R&D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R&D 비용으로만 2540억원을 사용했다. 2021년 2053억원에서 2022년 2456억원에 이어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대비 R&D 비중도 2021년과 2022년 각각 0.9%에서 지난해 1.0%로 올라섰다.

양사는 지난해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이 30% 넘게 늘었고,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은 상승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38조9720억원, 영업이익 2조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9.2% 감소했다.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 사태를 겪은 2022년 태풍 ‘힌남노’ 때보다 실적이 하락했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매출이 25조9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줄었고, 영업이익은 8073억원으로 50.1%나 축소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경우, 220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왼쪽부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사진제공=각 사>

이러한 실적 부진에도 양사가 지난해 나란히 R&D 투자를 늘린 이유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중립 등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최근 수장을 교체한 양사는 새로운 리더십을 앞세워 수익성 확보와 탄소중립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저탄소 제철기술 혁신과 고부가가치 제품 차별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의 경우, 오는 2027년까지 연산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시험설비를 준공하고 기술을 검증해 2050년 탄소중립을 이뤄낼 방침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탄소배출을 줄인 제품의 조기 출시와 탄소중립 제철기술 등 혁신 기술의 글로벌 협력을 통해 경제성 있는 저탄소 공급체제를 실현하겠다”면서 “적극적으로 R&D부터 시작해 필요하면 투자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수익성 중심의 사업 기반 확충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신흥국 대상의 자동차 강판 판매를 확대하고, 세일즈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을 높이면서 메이저 완성차 업체에 대한 장기 공급 물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로와 고로가 혼합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생산체제 구축을 진행 중이고, 고로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26일 열린 제5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산업이 탄소중립시대로 가는 곳에 투자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면서 “철강본원과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데 투자를 우선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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