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정유 호조에도 배터리에 ‘발목’…하반기 배러리 부문 반등 기대

시간 입력 2024-04-29 18:00:00 시간 수정 2024-04-29 17: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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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익 6247억원…전년비 67%↑
석유사업 흑자 전환…유가 상승·정제마진 강세 효과
배터리 사업 적자 폭 확대…“하반기 BEP 달성 목표 유지”

SK이노베이션이 올 1분기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주력인 석유 사업에서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전기차 수요 감소로 배터리 사업은 손실 규모가 커졌다.

2분기에도 석유사업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적자기조인 배터리 사업부문도 하반기 부터 흑자전환을 목표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당장, 2분기부터는 배터리 고객사의 수요가 늘고, 미국의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금액도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551억원, 영업이익 624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6.6% 증가했다. 7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760.5% 급증한 수준이다.

실적 반등은 주력 사업인 석유 부문이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석유 사업은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강세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 5911억원을 기록, 전 분기(-1652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화학 사업과 윤활유 사업도 수익성을 뒷받침 했다. 1분기 화학 사업은 벤젠 스프레드 개선에 따른 마진 상승과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241억원 증가한 영업이익 1245억원을 달성했다. 윤활유사업은 견조한 수요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고정비 감소 효과 등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34억원 증가한 22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전 분기 대비 473억원 증가한 154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중국 17/03 광구의 생산량 지속 확대에 따라 판매물량이 늘어났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석유 사업은 오는 2분기에도 양호한 시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성수기 이동 수요와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으로 견조한 정제마진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이동 수요 개선이 예상되며 3월부터 이어진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SK그룹내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은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은 1분기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출범 이후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가운데, 전 분기(-186억원) 대비 적자 폭이 늘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8.2% 감소한 1조6836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판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 금액도 지난해 2401억원에서 올 1분기 38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해외 법인들의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가동률 저하, AMPC 축소 등 요인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SK온은 2분기 이후 시장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 회복으로 하반기 배터리 사업부문은 손익분기점(BPE) 달성 목표를 유지했다. 2분기 점진적으로 배터리 출하량이 증가하고, AMPC 규모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반기에는 고객사들의 신차 출시에 따라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온은 지난해 말 기준 400조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경영 환경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나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출하량 증가, 미국 판매 증가에 따른 AMPC 증가 그리고 신차 라인업 확대 등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반기 BEP 달성 타겟은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정아 SK온 IR 담당은 “올해 하반기에는 아이오닉5 페이스리프트, 포드 E-트랜짓 커스텀, 아우디 Q6 e트론 등이 계획돼 있고, 향후 1~2년 내에는 포드 익스플로러,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대형 SUV와 북미 생산 모델,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5 등 당사의 배터리 탑재한 차종 출시가 예고돼 있어 단기 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가동 예정인 헝가리 이반차 공장은 오는 2분기 중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 생산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박 IR담당은 “헝가리 이반차 공장의 겨우 올해 2분기 중 상업가동을 준비 중이고, 인력을 조기 채용해 인근 코마롬 공장에서 교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당사의 전 공장의 수율은 점진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올해 1분기는 전 법인의 수율이 90% 초중반을 기록했다”며 “전 공장이 수율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향후에도 원가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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