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광’ 입은 가상자산거래소…두나무‧빗썸, 실적 농사 어땠나

시간 입력 2025-04-05 07:00:00 시간 수정 2025-04-04 16: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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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역대급 개선’…빗썸 순익 565.8%↑
친가상자산 정책 시행 기대감…‘코인시장 활황’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활황에 두나무와 빗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코인시장 수수료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올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법인 가상자산 시장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빗썸의 당기순이익은 1619억원으로 전년 243억원과 비교 565.81% 증가했다. 2023년에 -149억원을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 1308억원으로 집계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두나무도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1조를 넘기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두나무의 당기순이익은 9882억원으로 7812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26.5%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조2518억원으로 전년(6777억원)보다 84.7% 증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호실적 원인은 시장 회복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효과로 인한 비트코인 상승랠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대규모 자금 유입, 중국 경기부양책 등에 의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코인시장도 활황을 맞았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선 당선달인 11월 이후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스트리미‧코빗)의 신규 가입자 수는 49만명으로 1~10월 가입자 수(11만명) 대비 353.1% 증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점유율이 높은 업비트의 신규 가입자는 35만명, 빗썸은 26만명으로 집계됐다.

두나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6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친(親)가상자산 정책 시행 기대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조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점유율의 과반을 차지하던 두나무의 업비트의 당국 제재로 인해 반사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두나무는 MEXC, 쿠코인 등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지원과 고객 확인 의무 위반으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의해 신규 고객 가상자산 이전 3개월 금지 조치를 받았다.

실제 가상자산 정보 포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일 4시경 현재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 원화 거래소 시장 점유율은 71.7%로 지난 1월 15일 75.9%에서 4.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빗썸은 24.9%로 동기에 22.3%로 집계된 것에 비해 2.6%포인트 올랐다.

가상자산 시장의 활황세가 지난해 실적 개선의 원인인 만큼 여전히 수수료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점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코인시장이 활발해졌던 것처럼 외부 요인 영향으로 침체기도 맞이할 수 있는 만큼 대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2022년 코인시장 한파 당시 두나무와 빗썸의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두나무는 세컨블록, 업비트 NFT 등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빗썸 또한 NFT‧메타버스 자회사인 빗썸네모가 경영 악화로 철수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부터 법인 가상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면서 두나무와 빗썸은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법인 가상자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법인 투자자의 거래 규모는 개인 투자자에 비해 크고 장기적인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난달 28일부터 법인 회원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 있는 법인을 직접 찾아가 1:1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KB국민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으며 법인 회원 모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나무도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공식 홈페이지에 ‘법인계좌 가입 문의’ 전용 창구를 개설하며 법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두나무 관계자는 법인 회원 모집 계획에 대해 “향후 금융위원회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따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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