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메리츠 자금 줄다리기 속 홈플러스 파산 위기
NS홈쇼핑 인수 후 익스프레스 정상 영업 체제 안착
같은 브랜드 다른 운명…MBK 차입 인수의 후폭풍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운명이 엇갈렸다. 회생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는 전국 대형마트의 문을 닫으면서 사실상 청산 수순에 들어간 반면,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NS홈쇼핑을 새 주인으로 맞아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국내 대형마트 2위였던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긴급 운영자금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회사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의 문을 닫고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운영자금이 고갈되면서 상품 대금은 물론 전기·수도 등 공공요금과 매장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측은 “운영자금이 모두 소진돼 상품 대금은 물론 전기·수도 등 유틸리티 비용과 매장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장 보안과 안전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이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의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자금 확보 방안을 제시하면 회생절차 연장이 재검토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회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긴급 운영자금 조달을 둘러싸고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줄다리기도 계속되고 있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대출을 요청하고 있지만, 메리츠는 1000억원만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NS홈쇼핑을 새 주인으로 맞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현재 전국 284개 모든 점포가 정상 영업 중이다. 지난달 23일 새 출범 이후 점포 운영 체계가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익스프레스는 홈플러스와 별도로 사업부가 분리 매각되면서 기존 채무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냈고, NS홈쇼핑의 자금 지원 아래 상품 공급과 영업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17일간 일평균 매출은 5월 일평균 대비 약 55% 증가했다. 이는 새 출범 이후 점포 운영과 상품 공급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일상적인 장보기 채널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 공급도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요 상품군의 운영 품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신선식품(농·수·축산) 카테고리의 발주 대비 납품률은 98% 수준까지 회복됐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근거리 배달 서비스인 '퀵커머스'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 전략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조항목 NS홈쇼핑 대표는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점포 운영과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쇼핑 편의를 높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해 언제나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 장보기 슈퍼마켓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같은 ‘홈플러스’ 브랜드를 달고도 운명이 엇갈린 배경에 MBK파트너스의 차입 인수 이후 누적된 재무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사들였는데, 인수자금 상당 부분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자산 유동화를 통해 차입금 상환에 집중했지만, 점포망 축소와 영업 기반 약화가 이어지면서 경쟁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유통시장이 쿠팡 등 이커머스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실적도 악화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적자가 9000억원을 넘어섰고, 현재 금융부채는 2조원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같은 브랜드를 사용했지만, 결국 사업 경쟁력보다 인수 구조와 재무 건전성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이커머스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등 대형마트의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홈플러스를 통째로 인수할 새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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