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지구 원주민들 "3번째 토지 강제수용 안돼"...신도시 결사반대

시간 입력 2019-04-26 07:08:40 시간 수정 2019-04-26 08: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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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창마을 "토지강탈 앞잡이 LH는 물러가라"
서초지구 주민 "하수처리장 이전 반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있는 과천지구 개발계획 구상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있는 과천지구 개발계획 구상도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과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중 가장 먼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시도한 과천 공공주택지구가 원주민과 인근 서초보금자리지구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초안 발표조차 못 하고 무산됐다.

그러나 정부의 신도시 사업 추진 의지가 높아 개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지난 25일 과천시 과천시민회관에서 예정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것과 관련 향후 주민 설득에 집중할 전망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신도시 등 도시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환경적인 측면에서 개발사업의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절차다.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오염 저감 대책 등을 세우고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한다. 이후 환경부의 협의를 거쳐 평가서 보완 절차를 거치면 개발계획에 따라 착공에 들어간다.

그러나 과천지구는 광창마을 주민과 인근에 있는 서초지구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특히 광창마을 원주민들은 단상을 점거하고 신도시 개발 백지화와 토지 강제수용 반대를 주장했다.

광창마을 원주민들이 '토지강탈 앞잡이 LH는 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설명회 단상을 점거했다.
광창마을 원주민들이 '토지강탈 앞잡이 LH는 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설명회 단상을 점거했다.

원주민들은 원래 과천저수지가 있는 막계동에 터를 잡고 대대로 살았다. 하지만 서울 창경원(동물원)이 막계동으로 이전하면서 원주민들은 토지를 수용당했다. 이들은 서울대공원 앞 과천동으로 이주했는데 이마저도 과천과학관 건립 부지로 지정되면서 또 토지를 수용당하고, 선바위와 양재천 인근 광창마을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제 백발이 된 노인들은 과천 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세 번째로 토지 강제수용을 당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광창마을에는 과천 출신의 축구 국가대표인 김신욱 선수의 축구교실도 있다.

한 할아버지는 “대공원 만든다고 나가라 해서 이주했더니 다시 과학관 만든다고 토지를 빼앗았는데 또 땅을 빼앗으려고 한다”며 “제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정했다.

개발계획으로 신도시 중앙에 자리한 하수종말처리장은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와 LH, 과천시는 도시 확장과 인구 증가로 현재의 하수종말처리장을 증설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서초지구 건너편인 주암동 공원부지를 후보 대상지로 꼽고 있다.

서초지구 주민들이 과천 하수종말처리장의 초등학교 앞 공원부지 이전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서초지구 주민들이 과천 하수종말처리장의 초등학교 앞 공원부지 이전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서초지구 주민들은 하수종말처리장이 주거지역과 초등학교, 유치원 바로 앞에 들어선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설명회에 나온 서초지구 주민들은 ‘하수처리장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원래 있던 곳에서 증설해라”, “청와대로 가야한다”, “롯데건설 물러가라”고 외쳤다.

한편, 공개된 평가서 초안을 보면 과천지구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환경평가등급 중 64.4%가 그린벨트 보존지인 1·2등급(녹색)으로 나타났다. 그린벨트 해제기준인 3(노란색)·4(주황색)·5(빨간색)등급은 육안으로는 적은 편이다. 한 과천동 주민은 "지도를 보면 노란색은 택배물 집하지로 쓰이는 주차장이고, 주요 도로와 인근에 있는 주택, 가설물, 음식점, 소방서 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발제한구역 환경평가등급 지도를 보면 신도시 개발 대상지의 상당 부분이 보존지인 1~2등급인 녹색으로 표시돼 있다.
개발제한구역 환경평가등급 지도를 보면 신도시 개발 대상지의 상당 부분이 보존지인 1~2등급인 녹색으로 표시돼 있다.

국토부는 무산된 설명회 내용을 전해 받고 향후 주민 설득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에 가장 걸림돌로 예상한 주암동 화훼단지 주민들의 반대 행동이 없었던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개발계획은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고 앞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진행할 것”이라며 “하수처리장은 (신도시) 중앙에 자리해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허우영 기자 / rog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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