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투표제 뭐길래? 대기업집단 준수율 6% 불과

시간 입력 2019-06-21 07:25:46 시간 수정 2019-06-22 07: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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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집단들이 15개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중 '집중투표제'에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162개 기업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집중투표제 채택' 준수율은 불과 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15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 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및 운영 △내부 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수립 여부 △6년 초과 장기 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내부감사 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내부 감사기구에 회계 전문가 존재 여부 △내부 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경영관련 중요 정보에 내부 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 등이다.

이 중 준수율이 10% 미만인 항목은 '집중투표제 채택'뿐이다. 162개 기업 중 단 10곳 만이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의 이사 선임 시 주주가 가진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받아 지분 일부를 보유한 소액주주도 이사 선출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다.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세운 대선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집중투표제는 이미 1998년 만들어진 조항이지만 강제성이 없어 기업에서는 정관을 통해 적용하지 않는 곳이 많다. 기업들은 지분 일부를 보유한 투기자본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의 차원에서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액주주로서는 자신을 대표하는 사람을 이사로 선임하거나 대주주가 내세운 후보 중 문제가 있는 사람이 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액주주 보호는 물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집중투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62개 기업 중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은 KT와 포스코, SK텔레콤, 대우조선해양, 녹십자홀딩스, 강원랜드, KT&G,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10곳이다. 오너가 있는 그룹의 계열사보다 공기업 등 오너가 없는 기업에서 주로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권리 강화도 중요하지만 투기자본의 이사회 장악 여지 등 경영권 악화라는 불안요소가 큰 제도"라며 "때문에 기업들이 집중투표제 도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한 기업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있으며 집중투표제 채택은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성희 기자 / lsh84@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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