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반포3주구 등 조합-시공사 소송전 불사
서울에서 진행되는 굵직한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각 정비사업 조합이 기존 시공사와의 소송전까지 불사하며 새 시공사를 찾아나서는 탓에 일감 확보 기회가 생긴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줄줄이 입찰 의사를 밝히고 있다.
1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 재건축 조합은 5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기존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계약 해지를 선언하고 후분양으로 선회하기로 결정했다. 총 2370억원 규모의 이 사업장은 향후 지하 4층~지상 35층의 6개동, 641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지난 6월 철거를 끝낸 상태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그간 선분양을 검토해왔던 조합은 대우건설과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분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대우건설은 3.3㎡당 499만 원을 주장했으나 조합은 평당 449만 원이 적당하다고 맞섰다.
300억 원 가량 공사비 차이가 나는 가운데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자 조합은 결국 상한제 적용을 받더라도 대우건설과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가닥을 잡은 셈이다. 대우건설은 즉각 반발하며 총회 의결 무효 및 시공사 지위 확인 소송을 낼 방침이다.
총 사업비가 8087억 원 규모에 달하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기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이 조합은 지난해 7월 수의계약 방식으로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일부 조합원들이 입찰 제안 당시 특화설계안 등이 실제 계약조건과 다르다는 점을 문제삼으면서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반포 3주구 조합은 오는 23일 시공사 해임을 안건으로 한 총회를 계획하고 주요 건설사에 시공사 재선정 입찰의향서 공문을 발송했다. 현산은 현재 법적으로 시공사 지위를 가진 건설사인 만큼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지루한 법적 공방은 계속될 여지가 남았다. 다만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러브콜을 보낸 상태여서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북구 보문5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8월 기존 시공사였던 호반건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HDC현대산업개발로 시공사 교체를 준비 중이다.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0월 총회를 통해 라인건설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고 내년 1월 6일까지 새 시공사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10일 개최된 홍은13구역 현장설명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중흥토건, 동양건설, 아이에스동서, 신동아건설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권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 규모도 크고 사업 자체가 지닌 상징성도 있어서 조합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여기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더 수익성을 챙길 수 있는 건설사를 더 늦기 전에 찾자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 수주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이러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은 타 건설사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시공사로 선정하자는 조합과 건설사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시공사 교체 바람은 사업 자체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자칫 무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수익성 및 브랜드 등을 챙기기 위해 시공사를 무리하게 교체하는 것은 조합의 '도덕적 해이'"라며 "기존 시공사와의 소송을 진행하는 와중에 새 시공사를 선정할 경우,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또 다른 소송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비용은 비용대로 부담하고 사업은 장기간 표류하게 되면 결국 조합만 손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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