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특유의 유연함이 건설업 지켜내"…중공업과의 시너지 기대
만성적자를 해소하지 못해 두산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던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 품에 안겼다. 이 회사는 최근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남다른 애정이 두산건설을 살렸다고 평가한다.
16일 두산건설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두산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모회사인 두산중공업과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완전 자회사 편입 이후 두산건설은 1996년 증시 상장 이후 23년 만에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두산건설은 현재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89.74% 외 잔여 주식 전량을 두산중공업에 넘길 계획이다. 두산건설 주주들은 향후 교환 일정에 따라 1주당 두산중공업 신주 0.2480895주를 교부받게 된다. 교환가액은 두산건설이 1331원, 두산중공업이 5365원이다.
두산건설이 삐그덕거리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당시 준공한 '일산위브더제니스'를 비롯해 오송 '두산위브센티움', 청주 '신영지웰시티' 등에서 줄줄이 미분양이 발생했고 큰 폭의 손실을 메우지 못한 채 만년적자에 시달려왔다.
그룹 차원에서 1조5000억 원가량의 자금조달을 했음에도 두산건설의 재무구조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2017년 194.7%였던 부채비율은 256.8%까지 높아졌다. 시공능력평가순위는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23위까지 떨어졌다.
올 3분기 연결기준(잠정) 두산건설의 매출은 4499억 원, 영업이익은 194억 원, 당기순손실은 118억 원 등이다. 지난 2분기 매출 4192억 원, 영업이익 213억 원, 당기순이익 9억7200만 원의 호실적을 냈지만 1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두산건설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두산그룹 아래 두산중공업이 있고 그 아래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위치한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최대주주이며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장비업체인 두산밥캣의 최대주주다. 두산건설의 고질적인 경영난이 해소되지 않으면 결국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 매각설까지 제기되자 두산그룹은 자회사 전환을 통해 두산건설을 두산중공업으로 귀속, 상장폐지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박정원 회장의 두산건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박 회장은 2005년부터 그룹 회장에 오른 2016년까지 10년 넘게 두산건설에 몸 담았다. 현재까지도 두산건설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두산건설 근무 당시 박 회장은 주택사업을 주로 하던 두산건설을 레미콘 제조업 및 플랜트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을 때도 박 회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두산건설의 실적을 회복시키는 데 힘썼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밑빠진 독에 물붓는 일일 수도 있지만 다른 기업이 아닌 두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두산그룹이 가진 특유의 유연함이 두산건설을 살린 셈"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수 년 간 경영난에 허덕이는 계열사를 지속적으로 챙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번 완전 자회사 결정으로 주주 단일화에 따른 신속하고 효율적인 경영활동과 두산중공업과의 사업 시너지 확대 등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건설은 주식교환 및 이전 반대의사 통지 접수를 오는 27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받는다. 주주총회는 내년 2월7일로 예정돼 있으며 주식교환·이전은 이후 3월10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3월24일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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