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수주물량 위축 불가피...집값은 당분간 약보합 전망

시간 입력 2019-12-18 07:00:11 시간 수정 2019-12-18 11: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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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초강력 부동산대책 '파장'…공급책 빠져 장기적인 실효성은 의문

정부가 9·13대책과 맞먹는 수준의 초강력 부동산정책을 내놨다. 올해 전국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안정세를 보였으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 등으로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 과열이 재현되자 정부가 다시 한번 '집값 안정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번 12·16대책은 대출, 세제, 청약 등 이제까지의 주택시장 규제를 총망라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8일 건설업계 및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대책으로 인한 심리적인 효과로 당분간 집값이 약보합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요를 뒷받침할 만큼의 만족스러운 공급대책이 없어 공급 위축이 현실화되거나 기존 주택 가격 폭등, 정비사업 수주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16대책은 △주택담보대출 여신 강화 △종합부동산세 세율 상향조정 및 양도소득세 규제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확대 △청약제한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LTV를 40%에서 주택가격 구간별로 LTV 규제 비율을 차등적용 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이 전면금지된다.

종부세 세율은 최대 0.8%p 상승,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 세 부담 상한선은 300%로 상향조정됐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내년부터 70~80% 수준까지 올려 내년 보유세 부담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서울 집값 상승 추세가 일부 꺾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부동자금이 주택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막아 유동성에 의한 주택시장 가격불안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라며 "개인사업자나 법인대출 등을 통한 여신 사각지대를 막아 대출 우회 및 여신규제 회피 시도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규제들이 보강됐다"고 평가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기존 27개 동에서 332개 동으로 대폭 확대한 점은 정비사업 위축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사들의 일감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신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부회장은 "일부 지역 집값이 오르는데 규제는 전국에 걸쳐서 마련하다 보니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며 "민간 입장에서는 공급 대책이 나와주길 바랐는데 공급이 충분하다며 수요를 억제하는 대책만 내놓다 보니 향후 공급 위축 문제가 시장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과 비교해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은 물론 분양도 많이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12·16대책으로 내년에도 수주물량이 더 줄어들 거라는 암울한 얘기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상한제 적용 지역이 대폭 늘어나면서 경기도로 풍선효과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사들은 현재 분양가로는 수익성이 나지 않기 때문에 정비사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며,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재건축 대상 단지나 기축단지의 가격 폭등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 6월 말까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한시적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및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더 견고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와줘야 하는데 대부분 강남에만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내가 가진 집 중에서 어떤 걸 우선 팔 것이냐를 생각하면 결국 선호도가 떨어지는 걸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매물들은 수요자가 만족할 만한 매물은 아니어서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리 대책이 강화되더라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은 제한적인 셈이며, 강남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더 견고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집값을 잡기에는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실수요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공급대책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부가 집값 상승 조짐이 보일 경우 또다시 규제를 펼치겠다고 한 만큼 시장을 옥죄는 대책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됐다.

권일 팀장은 "공급 대책이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지만 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현 정부가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풀 생각은 없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됐어야 한다. 정비사업에 손을 대지 않고는 서울에서는 공급을 늘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거래절벽을 통해 희소거래가 시가로 형성되다 보면 부동산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며 "더군다나 실수요자들은 부동산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여서 현금부자들만 시장에 남아있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추가로 대책을 내놓는다면 결국 전국에 걸쳐 상한제를 시행하거나 보유세와 양도세를 더 높이는 방안과 주택임대차, 상가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을 늘리는 등 반시장정책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랩장은 "투기적 가수요자를 현격히 줄일 수는 있겠지만,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를 강화하는 과세정책으로 주택보유자의 매물출회에 대한 유인퇴로는 여전히 좁아 보인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가격급등 피로감이 누증된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지역, 신축, 고가주택, 분양시장의 선호와 인기지역 대기수요의 주택구입 의지를 꺾을 만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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