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0억 달러 규모 수주 악영향 우려...정세불안 지속 가능성에 긴장 상태
일촉즉발 위기에 직면했던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우려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라크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주둔지 2곳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대국민 성명을 냈다. 이란은 최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드론 폭격으로 자국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된 데 대한 보복공격으로 이번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군사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가 확산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의 공습이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장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중동 정세에 따라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공사비 미수금 문제 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란과 이라크 등지에 상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건설근로자는 14개 건설사, 1382명이다. 이라크 정부가 내전으로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진출한 상황이다. 이라크 정부는 전후 재건사업 일환으로 발전, 항만, 석유화학 시설, 인프라 등 분야에 2750억 달러(한화 약 319조)를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카르발라 정유설비(현대건설·GS건설·SK건설 등)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한화건설) △알 포 신항만 공사(대우건설) △카밧 화력발전소 공사(포스코건설) △주바이르 유전 개발(삼성엔지니어링) 등 35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군사력 사용 대신 추가 경제 제재 압박 카드를 꺼내 들고 이란에 핵 개발 및 테러 지원 활동을 중단하고 평화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을 촉구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들도 일단 안도하는 모양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대응하겠다고 나서지 않은 부분은 다행이다”라며 “공격당한 미군 기지가 건설현장에서 약 200km 이상 떨어져 있어서 공사는 중단 없이 진행되고 있다. 재건사업에 국내 건설사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나올 프로젝트가 많아 현재 상황이 안정화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될 경우 인근 지역 정세 불안을 야기, 중동지역 발주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란이 해상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낼 경우 원자재 조달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공사 지연도 불가피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싸움이라 이라크에서 전쟁에 연관될 가능성은 적다. 이슬람국가(IS) 사태 때와는 많이 다르고 현재 상황에서 특별히 이라크 정부의 예산이 줄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를 비롯해 현지 대사관, 외교부, 관련 정부 부처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긴장을 늦추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이란이 이번 사건을 자국에 유리한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해협 봉쇄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유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확전 시 이라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경우 불확실성이 커져 입찰 결과가 밀릴 가능성은 있다”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면 현대건설의 이라크 유정물공급시설 사업과 대우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알 포 방파제 및 컨테이너 사업 등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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