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포비아] 中진출 건설사, 악영향 '예의주시'...국내 사업장도 대응책 마련 분주

시간 입력 2020-02-03 07:00:07 시간 수정 2020-02-03 0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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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사전 차단 위한 관리·감독 강화…주력 사업지 몰려 있는 중동·동남아 확산될까 긴장

전 세계적으로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국내 건설사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에서의 사업 규모는 크지 않아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적지만 건설사들이 다수 진출한 중동·동남아 일대로 감염증이 번지면 현재 추진 중인 사업 지연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진행 중인 주요 건설사들은 파견직원 출국을 늦추거나 현장 직원들의 국내 복귀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국내 건설사 17개사가 총 39곳의 사업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37억 달러(한화 약 4조4000억 원) 수준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삼성물산, 시안 반도체 공장 △현대건설, 상하이 현대엘리베이터 공장 △GS건설, 광저우 LG디스플레이 공장, 난징 LG화학 소형전지 공사 △SK건설, 우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창저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이 있다.

대부분 사업장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시발점인 우한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업계에서는 즉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향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중국에 진출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로 돌아온 파견직원들의 출국 일정을 미루고 감염증 확진과 관련해 TF를 가동, 상황을 수시 모니터링 중"이라며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위생 및 건강 상태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현지 발주처와 협의를 거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주시장은 폐쇄적인 분위기 탓에 국내 건설사들의 물량이 많지 않아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홍콩과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자칫 국내 건설사들이 다수 진출한 중동과 동남아 등지로 번질 경우 현지에서 진행 중인 사업 지연 및 추가 수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중동(18개 국가)에 진출해 수주 및 시공을 진행 중인 국내 건설사는 105개사로 총 325곳에서 사업이 운영 중이다. 사업 규모는 1700억 달러(약 202조3500억 원)에 이른다. 동남아시아(11개 국가)에는 187개사가 진출해 668개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사업 규모는 650억 달러(77조3800억 원) 정도다.

일각에서는 2003년 발병한 사스(SARS) 때보다 전파력이 떨어지는 데다 건설현장 특성상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만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히려 상당수 중국인 근로자를 두고 있는 국내 건설현장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이민학회 '건설업 외국인력 실태·공급체계 개선방안'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건설현장에 근무 중인 외국인 노동자 수는 22만6391명이다. 이 중 조선족이 52.5%, 중국 한족이 26.4%로 전체의 78.9%를 차지한다.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근로자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사들 역시 국내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대응 지침을 내리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림산업은 명절 연휴 동안 중국에 다녀온 직원이 있는지 파악해 발열 및 기침 등 의심 증상 여부를 확인했다. 포스코건설은 현장인력 출근시 출입국 기록과 최근 중국 방문자와의 접촉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사업장 인력에 대해 감염증 의심 증상이 파악되면 작업에서 배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 해외사업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다만 아직 직접적인 피해 사례가 나온 게 아니어서 관리·감독을 강화해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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