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100억 감축, 입주시 잔금 100% 납부 등 제안...내달 8일 시공사 선정 여부 결정
롯데건설이 두 차례나 입찰이 유찰되면서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진 갈현1구역 재개발 수주를 위해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이 사업장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만큼 손해를 보더라도 시공권을 따내겠다는 목표다.
21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내달 8일 서울 은평구 갈현동 일원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한다. 최근 조합변경인가를 완료한 조합은 지난 19일 대의원회를 열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릴 총회에서는 롯데건설 시공사 선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조합 내부적으로는 재입찰과 수의계약 방식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입찰은 사업 지연 등 부담이 따르는 탓에 수의계약 방식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의 입찰제안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한몫했다.
갈현1구역 한 조합원은 "롯데건설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많이 쌓이긴 했다. 1차, 2차 입찰에 지속적으로 나선 롯데건설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대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9일 롯데건설은 1차 입찰 당시보다 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앞서 조합에서 제시한 '조합원 부담금은 계약금 0%, 중도금 0%, 입주시 100% 납부' 조건도 수용했다. 계약금, 중도금 없이 입주 시점에 부담금 전액을 한꺼번에 내면 되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관련 금융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공사비도 줄였다. 조합에서는 예정 공사비로 3.3㎡당 465만 원을 제시했으나 롯데건설은 이보다 적은 평당 459만9300원을 제안했다. 총공사비는 1차 입찰 때 제안한 9182억 원 대비 100억 원 줄어든 9082억 원이다.
추후 설계변경 등으로 인한 공사비 조정도 없다. 공사비 상환 방식은 분양수입금 중 일정 비율을 지불하는 분양불 방식을 제안했다. 추가 이주비는 조합에서 선정한 금융기관 조달금리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30%까지 대여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단지명을 '북한산 시그니처 캐슬'로 정하고 갈현1구역을 강북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이 사업장 수주를 위해 마지막까지 조합원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입찰제안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변수로 지적한다.
그간 수익성을 이유로 건설사들이 최종 입찰에 나서지 않는 등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롯데건설만 꾸준히 입찰 의지를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원하는 마감재 수준을 맞추기 위해선 공사비가 평당 최소 500만 원은 돼야 하지만 롯데건설은 이보다 44만 원가량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다.
한 조합원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롯데건설의 입찰제안은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부분이 많다"라며 "하지만 무리하게 사업비를 낮게 제시해서 자칫 값싼 자재를 택하거나 공사기간을 단축해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무리 없이 갈현1구역 시공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수주에 나설 때는 단순히 사업성만 보고 뛰어들지 않는다"며 "자사의 브랜드를 통해 일대를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의미가 상당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시공 문제는 어느 건설사든 어느 사업장이든 자유로울 수 없다. 롯데건설도 이 부분을 모를 리 없다"며 "롯데건설이 오랜 시간 갈현1구역에 공을 들인 데는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향후 얻을 이익이 더 클 거라는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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