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유가하락까지…건설사 해외수주 기대감 찬물 끼얹나

시간 입력 2020-03-05 07:00:03 시간 수정 2020-03-04 17: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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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등지서 확진·사망자 잇따라…해외 사업장 운영 및 신규 수주차질 우려

연초부터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실적 반등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통적으로 수주 텃밭인 중동까지 코로나19가 덮치면서 현지 사업장은 물론 추가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은 93억9200만 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 37억9000만 달러 대비 148%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중동에서의 실적이 가장 두드러진다. 중동에서는 같은 기준 57억59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는데 이미 지난해 전체 중동 수주액인 47억5700만 달러를 넘었다.

삼성물산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현대건설은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를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공동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저장 프로젝트'에 이어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프로젝트' 등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중국의 저가수주 공략으로 중동 시장에서의 수주 부진이 이어졌으나 작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업체들의 진출로가 막히면서 국내 건설사에겐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현재 운영 중인 사업장으로는 GS건설의 △바레인 LNGIT 프로젝트 △카타르 도하 메트로 공사 △오만 LPIC 프로젝트, 대우건설 △오만 두쿰 정유플랜트 사업, 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바레인 BNP 정유플랜트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주춤했던 중동 수주시장이 올 들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해 최악으로 기록된 해외수주 실적을 만회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봉쇄 작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동 대부분 지역에서 급속 확산하면서 건설사들도 난처한 상황이 됐다.

중동에서는 현재 내전 중인 시리아와 예멘을 제외한 12개국에서 25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불과 2주 만에 사망자는 77명으로 늘어 중국 다음으로 많다. 확진자 대부분은 국내 건설사들의 현장이 없는 이란에서 발생했지만 코로나19 특성상 전염성이 강해 인접국으로 빠르게 번지는 모습이다.

해외수주 텃밭으로 불릴 만큼 중동 사업장에는 파견 직원도 많고 현지 출장 등 왕래도 잦아 운영 중인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바레인과 카타르 등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까지 내려진 상황이다. 만약 현지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국내 사업장처럼 장기간 폐쇄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은 신규 수주에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0.9% 오른 47.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시장 수요가 둔화하면서 50달러 선을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40달러 선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OPCE(석유수출기구)가 국제유가 하락 방어를 위해 추가감산에 나설 전망이지만 월가 대형투자은행들은 유가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돼 해외 업체들의 발주가 위축되면 건설사들이 연내 목표한 수주액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실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중동 국가들은 재정적 문제를 이유로 프로젝트 발주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도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해외 사업장에서도 방역 및 개인위생 등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아직은 국내로 돌아온 현지 직원들의 복귀 일정이나 휴가 일정 등을 조정하면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초 굵직한 해외수주가 이어지면서 탄력을 받았는데 자칫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으로 넘어가 진행 중인 사업뿐만 아니라 이미 수주 계약을 체결한 프로젝트 공정에도 지장을 줄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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