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등판한 호반건설, 강남 입성해 IPO 추진동력 얻을까

시간 입력 2020-03-11 07:00:07 시간 수정 2020-03-10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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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이자금리 및 무상제안 파격 공약…낮은 브랜드 인지도 '관건'

호반건설 사옥.
호반건설 사옥.

호반건설(대표 최승남)이 서울 강남권 알짜 사업장으로 불리는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다시 한번 강남 진출을 노린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대형건설사로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쟁쟁한 대형사들이 함께 등판하면서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호반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1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마감된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재입찰에는 호반건설과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3곳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 건설사는 입찰 마감 전 입찰보증금 500억 원을 모두 납부하고 입찰 자격을 얻었다.

그간 강남권 정비사업 시장 진입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호반건설은 자사의 고급 주택브랜드 '호반써밋'과 파격적인 입찰 제안을 통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활용해 기준금리(연 1.25%) 대비 낮은 사업비 이자 금리와 무상제안을 공약한 점이 눈에 띈다.

신반포15차 조합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제시한 사업비 이자 금리는 연 0.5% 수준이다. 이는 삼성물산이 제안한 연 1.9%와 대림산업의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1.5% 혹은 금융기관 실제 조달금리 중 낮은 금리 제안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여기에 약 400억 원 규모의 무상지원 혜택도 약속했다. 신반포15차 조합에서 설정한 공사비(예정) 2400억 원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대안설계 등을 포함해 이와 근접한 수준의 금액을 제시했다.

호반건설 역시 공사예가는 조합이 설정한 금액에 준하는 2390억6500만 원으로 잡았다. 다만 입찰에 참여한 타 건설사와 달리 389억2200만 원 수준의 무상제안 조건을 덧붙였다. 바닥재 및 벽, 주방상판, 외장 등을 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이에 대한 추가 비용을 받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대안설계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 <사진=호반건설>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 <사진=호반건설>

공사기간은 삼성물산(36.5개월)과 대림산업(37개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39개월로 책정했다.

호반건설은 5년 만에 정비사업장에 모습을 드러낸 삼성물산과 이미 고급 브랜드 '아크로(ACRO)'를 통해 반포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대림산업 등 1군 건설사와 맞붙은 만큼 과감한 전략으로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이러한 입찰 제안은 강남권 진출을 위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의지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안착하며 대형건설사 반열에 올랐으나 호반건설은 여전히 광주를 기반에 둔 지역건설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2016년 방배경남, 신반포7차, 2017년 방배14구역 등 강남 재건축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실제로 성과를 낸 적은 없다.

만약 신반포15차 수주에 성공해 호반써밋 브랜드 단지를 올리게 되면 지역건설사 꼬리표를 떼고 서울에서 인지도를 확실히 쌓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연내 목표한 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고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점이 강점이다"라며 "조합에 낸 입찰 제안이 나쁘지 않은 데다 오너 경영 체제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조합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 호반건설의 브랜드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대비 낮은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입지 특성을 반영한 '신반포 호반써밋'을 단지명으로 정했다. 이미 수도권 등지에서는 호반써밋을 통해 랜드마크로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대비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래미안 원 펜타스', '아크로 하이드 원'으로 단지명을 제시하고 인접한 자사 단지와 함께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사업조건이나 브랜드는 다 조합원들이 평가하고 판단하는 부분이다. 호반건설은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반포15차는 조기 착공이 가능한 현장인 데다 경쟁력 있는 사업장이라고 판단했다"라며 "만약 강남권이지만 입지가 애매했다면 브랜드가 더 작용하겠지만 신반포15차는 입지 자체가 거의 브랜드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호반써밋) 브랜드가 약하다는 걸 감안해서라도 당당하게 입찰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반포15차는 기존 180가구를 허물고 지하 4층, 지상 35층의 6개동, 641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 510억 원, 사업비 24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공사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입지가 탄탄해 현장설명회 당시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눈독을 들인 사업장이다.

앞서 조합은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지난해 12월 대우건설과 계약을 해지, 재입찰 절차를 밟았다. 오는 25일 재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을 대상으로 합동 설명회를 가진 뒤 내달 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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