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앞둔 두산건설, 두산그룹 위기에 올해 전망도 '안갯속'

시간 입력 2020-03-13 07:00:10 시간 수정 2020-03-12 17: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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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대대적 구조조정 단행…두산건설 "당장 미치는 영향 없어"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두산건설(대표 김진호)을 품은 두산중공업이 휘청이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명예퇴직에 이어 최근 유휴인력에 대한 일부 휴업을 검토하는 등 또다시 구조조정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상장폐지 결정 후 올해부터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두산건설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 10일 노조에 '경영상 휴업 시행을 위한 노사협정의 요청' 공문을 보냈다.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은 공문을 통해 "글로벌 발전 시장 침체와 외부환경 변화로 인해 경영실적이 꾸준히 악화돼왔고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돼 있던 원자력 및 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 원 규모 수주물량이 증발해 경영위기가 가속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이 1조 원을 넘어서 영업활동만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며 "일부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내달부터 일정 기간 휴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만 45세 이상 직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예퇴직에 이어 또 몸집 줄이기에 나서야 할 만큼 위기가 심화됐다는 의미다. 두산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두산중공업이 이처럼 맥을 못 추는 데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수년간 두산건설의 적자를 방어해 준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은 악성 미분양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2013년부터 유상증자 및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난해까지 1조7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수혈해왔다.

그 결과 두산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총 8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년 512억 원의 적자를 만회할 수 있었다. 같은 기준 당기순손실은 752억 원으로 전년 5517억 원에 비해 적자 폭이 86.4% 개선됐다.

지배구조상 두산건설의 경영난이 그룹 전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룹은 지난해 자회사 전환을 통해 두산건설을 두산중공업으로 귀속, 23년 만에 상장폐지도 결정했다. 막대한 자금 지원으로 촉발된 두산중공업의 재무 악화 고리를 끊고 두산건설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 5일 자사주 1132만1272주(3.43%) 전량을 모두 두산중공업에 넘겼다. 상장폐지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고질적인 자금난이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자회사 편입을 결정한 것은 결국 두산중공업에 자충수가 됐다.

2016년 3조 원 정도였던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5조 원을 넘어섰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2%에서 186%까지 치솟았다. 신용등급 역시 'BBB+/하향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모회사의 위기로 두산건설의 부담감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이끌겠다고 밝힌 만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두산건설 매각'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탈석탄·탈원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고 두산건설의 위기까지 두산중공업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악재가 겹쳤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 만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자금 확보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누가 건설사를 사려고 하겠느냐"라며 "그동안 두산건설을 통해 손실을 많이 본 건 맞지만 최근 실적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만큼 두산중공업에도 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당장 두산중공업의 위기로 건설이 영향을 받는 부분은 없다"며 "전체적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법인 자체가 구분돼 있긴 하지만 향후 상황을 판단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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