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지배구조 개편작업 '착착'…오토바이 팔고 필름사업 분할

시간 입력 2020-03-18 07:00:05 시간 수정 2020-03-17 17: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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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사업 투자금 마련 용도 분석…건설·화학 분리 및 대림피앤피 합병 통한 지배력 강화 전망

대림산업 사옥 전경. <사진=대림산업>
대림산업 사옥 전경. <사진=대림산업>

대림산업(대표 김상우·배원복)이 사업구조 재편으로 분주하다. 자산매각 및 비주류사업 정리 등을 통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석유화학사업(유화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용 실탄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대림산업의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건설부문과 유화사업부문을 분리해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대림산업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대림은 지난달 6000억 원에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비주거시설을 매각한 데 이어 비주력 계열사인 대림오토바이 매각을 검토 중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대림산업과 2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팔마캐피털이 보유한 지분 전량이다.

이밖에 대림자동차, 호텔·레저부문 등에 대한 추가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대림산업이 이처럼 자산매각 및 계열사 처분에 나서는 이유는 주력 사업인 건설과 유화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대림산업은 미국 크레이튼(Kraton)사의 카리플렉스(CariflexTM)를 약 6200억 원에 인수했다. 2조 원 규모의 미국 에탄크래커 석유화학공장 인수도 고려하고 있어 수조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매각 대금은 장기적으로 유화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사는 체질 개선도 진행 중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기존 유화사업부에 속해 있던 필름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대림에프엔씨'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31일 분할된다. 분할등기완료(예정)일은 내달 6일이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대림산업에 따르면 이는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경영위험의 분산, 부문별 지속성장을 위한 전문성과 고도화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유화사업부문에서 개별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처음인 데다 이해욱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을 자진 포기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지배구조 개편까지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이 회장은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통해 대림산업 지분 21.67%를 보유해왔다. 다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23.12%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오너가 지배력이 취약한 구조를 지닌 셈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연장 안건이 올라올 것이 유력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지분율이 12.24%에 이르고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육박해 경영권 위협은 한층 커진 상황이었다. 자칫 일감 몰아주기 등 오너리스크를 문제로 재선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 회장은 자발적으로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했다.

이 회장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그룹 회장으로서 대림산업의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을 위한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이 회장이 대림산업 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7월 대림코퍼레이션에서 물적 분할한 '대림피앤피'와 대림산업 합병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대림피앤피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담당하던 석유화학 도소매업 가운데 폴리머(PE/PB) 부문을 가지고 출범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대림코퍼레이션의 매출 30%에 달하던 폴리머 사업부를 물적 분할하는 데 의구심을 제기했었다. 이와 함께 대림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대림피앤피가 영업하던 구조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 궁극적으로 이 회장의 부족한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과거에도 이해욱 회장은 소규모 합병을 통해 그룹 내 지배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2015년 이 회장은 지분 99.17%를 보유한 IT사업 계열사 대림I&S와 대림코퍼레이션 흡수합병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 52.3%를 취득, 최대주주로 오르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 방점은 결국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 간 합병일 것이다"라며 "대림산업과 대림피앤피는 영업이익이 약 8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규모 주식교환 혹은 소규모 합병 등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에 대한 지분율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업은 큰 투자업이 향후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화학사업은 성장확대를 위해 미국 ECC 설비 신설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건설과 화학사업 분할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며 이와 맞물려 대림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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