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합-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장기전 되면 누가 유리할까

시간 입력 2020-03-24 07:00:02 시간 수정 2020-03-25 08: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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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 간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최종 승기’를 잡는 쪽이 어디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항공업계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오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지난해 말 조 전 부사장의 반기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이 지분 확대를 지속하고 있어 사실상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조 회장 측이 33.45%, 3자 연합이 31.98%이지만 현재 양측이 보유한 지분은 40%대다.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확보한 지분에 대해서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음에도 지분을 늘린 것이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번 주총보다 장기전에 유리한 쪽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주총에서의 승기가 조 회장 측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 상황을 보면 장기전에서도 조 회장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 회장 측이 내부 구성원들의 지지와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성공해 경영권 분쟁 장기화에도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앞서 대한항공 등 3개 계열사 노조가 조 회장 지지를 공식 선언했고 대한항공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진칼 10주 사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오너 일가도 조 회장 지지를 선언했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ISS도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조 회장이 지난 1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 송환을 위한 전세기에 자발적으로 탑승한 것을 계기로 여론도 우호적으로 변했다. 당시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일었지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땅콩 회항’으로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 전 부사장과 분리된 것도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됐다.

반면 3자 연합은 여론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 데다 내부적으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KCGI룰 두고 단순 투기 세력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 계열사 3곳은 지난달 공동 입장문을 통해 “가진자들의 배를 불리고자 혈안이 돼 있는 사모펀드 KCGI의 그룹 공중 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은 것도 3자 연합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외치는 3자 연합이 갑질 논란 당사자인 오너 일가와 주주연합을 구성하면서 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3자 연합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시각은 지난 2월 김치훈 사내이사 후보가 이사 후보 발표 5일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김 후보는 조 회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게다가 김 후보는 한국공항 상무를 지낸 인물로 3자 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중 항공사 근무 경험이 있는 유일한 후보였기 때문에 3자 연합의 타격은 더욱 컸다.

3자 연합이 여론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이번 주총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20일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조 회장의 경영능력을 비판한 것을 시작으로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조 회장이 위임장을 받기 위해 주주들에게 상품권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등 조 회장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 회장 측도 3자 연합의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면 반박하는 자료를 발표하고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공시를 허위로 했다고 주장하는 등 팽팽히 맞서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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