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물량 반토막, 월세 전환 비중은 증가…서울 전세난 당분간 지속 전망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되면서 당분간 전세시장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9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재건축 제외)은 작년 5월 첫째 주부터 46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평균 전셋값도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억3908만 원 선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4억6070만 원까지 상승했다.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 지역은 평균 6억6797만 원에 달한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억3347만 원 수준이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고강도 주택 규제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매매보다 전세를 택하는 수요자들은 늘었지만 집주인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탓에 수급불균형이 발생한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업계에서는 서울 전셋값 상승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내년 전국에서는 총 2만3217가구가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55.1%) 수준에 불과하다.
이달 기준 2022년 입주예정 물량은 이보다 더 줄어든 1만3116가구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 신규분양단지들이 이르면 2022년부터 입주할 가능성이 있어 입주예정물량은 이보다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만 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쏟아졌던 것에 비해 내년부터 2022년까지 입주물량이 줄어들면 시중에 풀릴 전세물건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물량이 줄면 그만큼 전세시장에 나오는 전세물건도 줄어들고 서울 전입자들까지 전세물건 확보 경쟁에 나서기 때문에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2·16부동산대책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책에는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비율(LTV) 20%로 강화 △시가 15억 원 초과 고가 주택에 대한 주담대 금지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를 방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때문에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세로 놓지 못하고 그대로 입주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1만 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진 서울 강동구는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입주 초반 주춤했던 전셋값은 다시 상승 분위기로 돌아섰다.
서울 강동구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2월 입주를 시작한 고덕아르테온(4066가구)의 경우 과거 같으면 전세물건이 많이 쏟아져야 정상이지만 80% 이상이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입주가 이뤄졌다"며 "이는 대출이 문제가 됐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양도세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많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도 전세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예금을 통한 이자수익이 더 줄어들면서 시장의 전세물건 가운데 월세 전환 매물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도 가중되고 있어 월세로 전환해 현금 수익을 늘리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정시비중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주요 학군지역들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를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정시확대 이슈에 따라 인기 학군으로 꼽히는 강남구, 양천구 일원의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시장에 전세물건이 줄어들 요인이 산재한 탓에 전문가들은 서울의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권일 팀장은 "최근에는 1순위 지역우선 거주자격도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강화돼 유망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세입자로 거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다만 전셋값의 계속된 상승 때문에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차인을 위한 제도 도입 및 시행 속도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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