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물러선 롯데건설, 1분기 지방사업 성과는 '합격점'

시간 입력 2020-04-16 07:00:07 시간 수정 2020-04-16 07:40:04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울산·부산서 6000억 이상 수주고 달성…"사업성·리스크 따져 정비사업 수주"


강남 알짜 재건축 사업장 입찰 참여를 줄줄이 포기한 롯데건설이 올 1분기 지방에서는 높은 수주고를 쌓았다.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내실을 다지겠다고 선언한 만큼 상대적으로 승산이 높은 지방 사업장에 집중한 전략이 통한 셈이다.

16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1분기 지방 사업장 두 곳에서 총 6602억 원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7197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효성중공업, 진흥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울산 중구 B-05구역 재개발(5536억 원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롯데건설 지분은 약 1602억 원 규모로 전체의 30% 정도다. 이어 지난달에는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5000억 원) 사업 수주권도 따냈다.

이처럼 롯데건설이 연초부터 탄탄한 수주실적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교적 수주 가능성이 큰 사업장에 전략적으로 집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양질의 수주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별 사업 수행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해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말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했다. 이에 맞춰 기존 사업장 현안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신규 사업장 투자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주전략을 일부 재편한 모습이다.

정비사업 수주 역시 사업성이 높거나 시공권 확보 가능성이 큰 곳이 아니라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무리하게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주전에 투입된 비용은 수주에 실패할 경우 회수할 수 없는 함몰비용(매몰비용)으로 남기 때문이다.

롯데건설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은 5조3148억 원, 영업이익 3056억 원, 순이익 222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7% 정도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은 각각 전년 대비 10.3%, 40.5%, 2.9%p 떨어졌고 순이익은 롯데캐피탈, 롯데타운 동탄 등 지분 매각이 반영돼 22.5% 상승했다.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판관비(판매관리비)가 증가한 것도 한몫한다. 지난해 롯데건설의 판관비는 27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8% 늘었다. 그 중 정비사업 및 분양사업 등에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선전비는 90억2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91.5% 급증했다.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 출시를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다.

롯데건설이 최근 신반포15차,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등 강남권 알짜 사업 본입찰 참여를 고사한 것도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이 빠진 신반포15차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 등 3개사가, 반포3주구는 삼성물산, 대우건설이 맞붙어 각각 수주전을 치르게 된다.

당초 롯데건설은 이들 사업장에서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치며 수주 의지를 피력해왔다. 특히 반포3주구의 경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련 영상을 내보내거나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을 처음 선보이는 등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수주전에 나선 삼성물산이 1위 브랜드 '래미안'을 들고 강남권에서 인지도를 굳힌 상태이고, 대림산업은 자사 하이엔드 주택브랜드 '아크로'를 통해 선호도를 높여 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우건설은 한남더힐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트릴리언트 반포'를 제시, 고급화 전략을 취하며 수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롯데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칫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르엘에도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승산 있는 사업장에만 나서겠다기보다 사업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리스크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정비사업에 나서겠다는 의미"라며 "신반포15차나 반포3주구 등은 경쟁 여부를 떠나 최종적으로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입찰하지 않았다. 향후 반포, 잠원 등 서울 정비사업 물량은 나오는 대로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