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신반포15차 수주전 고배…또 좌절된 강남 입성 '꿈'

시간 입력 2020-04-24 07:00:13 시간 수정 2020-04-24 0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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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감수한 파격적 입찰 제안 불구, 삼성물산 브랜드 인지도에 밀려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총회 장소에 모인 호반건설 직원들. <사진=배수람 기자>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총회 장소에 모인 호반건설 직원들. <사진=배수람 기자>

호반건설(대표 최승남) 김상열 회장의 '강남 입성' 꿈이 또 좌절됐다. 신반포15차 수주전에 나선 호반건설은 역마진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주에 성공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으나 결국 시공권은 삼성물산에 돌아갔다.

24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은 서울 구반포역 인근 엘루체컨벤션 6층 옥상에서 건설사 합동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앞서 서울시와 서초구청 등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조합 총회 연기를 권고했지만 조합에서는 과태료(300만 원) 부담이 적고 사업 지연에 따른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총회를 강행하는 쪽을 택했다.

당일 총회 개최 시각이 임박하자 호반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대림산업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가 절실한 호반건설 직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총회 현장에 밀집해 있었다. 총회 시간이 다가오자 마지막까지 강한 수주 의지를 피력하듯 현장 직원들은 자사 대표 색깔인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조합원들을 맞았다.

시공사 선정 총회에 참석하는 조합원들. <사진=배수람 기자>
시공사 선정 총회에 참석하는 조합원들. <사진=배수람 기자>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시공사 선정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181명 가운데 사전 부재자투표에 참여한 52명을 제외한 114명이 참석했다. 총 166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삼성물산이 126표를 획득해 신반포15차 수주에 성공했다. 호반건설은 대림산업(18표)보다 많은 22표를 받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본격 수주전을 치르기 전부터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에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물산이나 대림산업과 비교할 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상쇄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하며 강남 재건축 입성을 노렸다.

호반건설이 조합에 제시한 공사비는 약 2513억 원(부가세 포함)이며 경쟁사와 달리 390억 원 규모의 무상품목이 포함됐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연 0.5% 사업비 대출이자도 제시했다. 사실상 한도 없이 사업비 전체를 직접 조달하고 최저금리를 적용해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는 전략으로 수주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또 조합원들이 선분양, 후분양 가운데 유리한 시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분양시기(피크타임) 선택제' 방식을 제안했다. 공사비와 사업 조건은 분양 시점과 관계없이 동일하다.

이밖에 국내 조경 실적 1위인 삼성에버랜드 조경팀과 협업해 6개 테마의 커뮤니티 시설 조성, 단지 내 하자보수 전용 사무실 개설 등을 약속했다. 이러한 입찰 제안이 가능했던 것은 꾸준히 강남권 진출을 위해 정비사업 시장 문을 두드려왔던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수주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호반건설은 2016년 신반포7차, 방배경남아파트, 2017년 방배14구역에 이어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서 4번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안착한 이후 지난해 리뉴얼을 진행한 자사의 고급 주택브랜드 '호반써밋'을 들고 절치부심했으나 결국 강남 정비사업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은 넘지 못한 셈이다.

총회 현장에서 만난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반포15차는 입지 자체가 브랜드여서 대형건설사들의 주택브랜드 인지도와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이익은 조합에 돌려주고 호반은 신반포15차에 랜드마크를 짓는다는 명예만 가져간다는 마음으로 수주전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마진을 감수하고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는데 조합원들은 아무래도 삼성물산이 5년 만에 정비사업장에 등장했고 기존 '래미안'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보니 그쪽으로 마음이 조금 더 기운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편, 신반포15차의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은 조합에 후분양을 제안한 만큼 조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시공사 선정 이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신반포15차는 2018년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후 지난해 6월 철거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삼성물산은 자사 역량은 물론 그룹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해 신반포15차를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신반포15차는 서초구 반포동 12번지 일원 기존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4층, 지상 35층의 6개동, 641가구 규모의 '래미안 원 펜타스'로 탈바꿈하게 된다. 총공사비는 2400억 원 수준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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