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무혈입성 예고된 '갈현1구역', 현대건설 등장에 막판 '시끌'

시간 입력 2020-04-27 07:00:08 시간 수정 2020-04-27 08: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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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입찰보증금 반환 및 사업참여 의사 밝혀…"수의계약" vs "경쟁입찰" 조합원 이견

갈현1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클린업시스템>
갈현1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클린업시스템>

지난해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장 입찰자격을 박탈당한 현대건설이 또다시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수주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 사업장 조합은 현대건설이 배제된 뒤 롯데건설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내부에서 경쟁입찰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27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장 인근에서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직원 간 몸싸움이 일어났다.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 홍보감시단 10여명이 현대건설 홍보요원 1명을 내쫓으려다 양측의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조합에서 고용한 홍보감시단은 롯데건설 측 용역 직원으로 파악됐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입찰 자격을 박탈당한 현대건설이 몰수당한 입찰보증금을 돌려달라며 조합 측에 공문을 보낸 게 발단이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17일 조합에 입찰보증금 반환을 요청하면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경우 해당 보증금을 입찰보증금으로 전환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지난해 1차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에 문제(설계 도면 누락 및 과도한 이주비 제안 등)가 있다는 이유로 조합으로부터 입찰 자격을 박탈당한 뒤 입찰보증금 1000억 원(보증금 600억 원·이행증권 400억 원)을 몰수당했다. 현대건설은 즉각 입찰자격 박탈 무효 등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나 작년 12월 패소했고 현재는 몰수당한 입찰보증금 반환에 대한 본안 소송만 이어가고 있다.

갈현1구역은 사업비 9200억 원에 이르는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주택경기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일감 확보에 난항을 겪는 만큼 현대건설 입장에선 입찰에 나서지도 못하고 포기하기에는 아쉬운 사업장이다. 때문에 길어지는 소송전으로 힘을 빼는 것보다 입찰을 통해 다시 시공권을 확보하거나 깨끗하게 물러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행증권 400억 원은 차치하더라도 현금 600억 원은 돌려달라는 게 우선 목적이다. 그게 아니라면 경쟁입찰을 통해 현대건설에 입찰 자격을 달라는 것"이라며 "일부 조합원들의 요청이 있긴 하지만 절차상 문제도 있고, 경쟁입찰이 가능하다면 그때 가서 사업성을 다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합 측은 현재 2차 입찰에 단독으로 나선 롯데건설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이 공문을 보낸 당일 조합은 이사회를 열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는 29일 예정된 대의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올린 뒤 내달 18일 이후 롯데건설 시공사 선정 여부를 놓고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문제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집행부에서는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수의계약으로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반면,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사업이 늦어지더라도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사 선정을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갈현1구역 한 조합원은 "2차 입찰에도 롯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기 때문에 현재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3차 입찰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현대건설이 진짜 나설지도 모르고 또 사업이 지연되면 결국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조합원은 "현대건설이 경쟁입찰을 진행하면 소송을 취하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는데 왜 수의계약 방식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기엔 이미 8개월이나 늦어졌다. 공평하게 입찰 기회를 주고 더 나은 제안을 한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것이 나중을 생각했을 때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합원들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내달 열릴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경쟁입찰 요구가 거세다면 사업지연 우려를 감수하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을 가능성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조합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이사회나 대의원회를 거쳐 결정하는 건 효과가 없다. 조합 정관에 따르는 것이 최우선이고 두 번째는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현1구역은) 사실상 롯데건설이 수의계약 권한을 가진 상황인데 경쟁입찰을 하겠다고 말을 바꾸면 롯데건설에서 소송을 걸 수도 있다"며 "다음 달 예정된 총회에서 수의계약을 반대하고 경쟁입찰 요구 표가 더 많이 나온다면 조합원들의 의견을 재취합해 시공사 선정을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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