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대비 자금조달 어려움…유동성 확보 위해 현금성자산 늘리기 '총력'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건설업계 표정이 밝지 않다. 특히 그간 주택사업에 집중해 온 중견건설사들은 수주 일감부족과 자금난 압박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건설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견건설사들의 보릿고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 최소화를 위해 공공 건설투자는 6.0%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민간투자 전망치는 7.0%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해외수주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으로 통하는 중동의 경우 유가 급락에 따른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발주상황이 더욱 열악해졌다. 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중동 수주 예상치를 기존 280억 달러에서 21.4% 줄어든 220억 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대형건설사 대비 높은 이자율과 낮은 대출한도 등으로 충분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견건설사들은 단기자금 부족 현상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건설업종 한계기업이 최대 13.9%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건설사 수가 6만80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9400여 곳이 한계기업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재무건전성이 불안한 일부 건설사들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잇따라 도산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직은 괜찮지만 미분양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자금경색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형건설사들은 신용등급도 괜찮고 자금력이 탄탄해서 당장은 위기를 모면하겠지만 중견·중소건설사들부터 차츰 망가지기 시작하면 결국 대형건설사와 하도급업체들까지 줄줄이 피해가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중견건설사은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라, 계룡건설, 금호산업, 한신공영, 태영건설, 아이에스동서 등 주요 상장 중견사들 가운데 아이에스동서를 제외한 5곳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모두 증가했다.
태영건설 역시 작년 말 941억 원에 불과했던 현금성자산이 올 1분기 2673억 원으로 184.0% 세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194.2% 수준을 유지했다.
금호산업과 한신공영, 계룡건설 등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금호산업의 현금성자산은 1506억 원, 한신공영은 3278억 원, 계룡건설은 2606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각각 90.0%, 52.1%, 16.7% 늘었다.
부채비율은 금호산업과 한신공영이 작년 말 대비 6.8%포인트, 18.5%포인트 늘어난 260.4%와 227.3%, 계룡건설은 같은 기준 5.4%포인트 개선된 266.9%로 분석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유일하게 줄어든 건설사는 아이에스동서다. 이 회사가 작년 연말 보유하고 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483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 1분기 말 기준 7.1% 감소한 2307억 원으로 나타났다. 아이에스동서의 부채비율은 139.3% 정도다.
권대중 교수는 "중견건설사들이 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몸집을 줄여야 한다"며 "무리한 사업에 나서지 않아야 하고 보유한 택지들 가운데 분양성이 없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팔고 현금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대형건설사들이 일감이 없다보니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일감까지 빼앗아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현 정부에서는 SOC사업이나 건설투자 비중을 늘리지 않으니까 중견건설사들의 어려움이 더 커지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말까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무리하게 주택사업을 늘리기보다 사업규모가 작은 곳에 선택과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다각화를 꾀하더라도 중견건설사들은 건설산업과 연관이 있는 임대주택관리라든지 건물관리 등 사업으로 발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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