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위기극복 해법은㊥] 연내 갚을 빚 눈덩이…유동성 확보 '발등의 불'

시간 입력 2020-05-29 07:00:07 시간 수정 2020-05-29 07: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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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기업에 대한 투자심리 냉랭, 차환발행 차질 우려…기준금리 인하 혜택도 '제한적'

코로나19로 촉발된 대내외 경제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주요 상장 중견건설사들의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가 4000억 원 규모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차환발행 부담이 가중되면서 이들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한라, 계룡건설, 금호산업, 한신공영, 태영건설, 아이에스동서 등의 미상환회사채 규모는 총 1조686억 원 정도다. 이 중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4043억 원으로 전체의 37.8%에 해당한다.

미상환회사채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는 태영건설로 총 4800억 원으로 조사됐다. 3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2673억 원 대비 전체 미상환회사채 비중은 179.6%에 달한다. 다만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800억 원으로 현금성자산 대비 비중은 29.9% 정도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년 이하 회사채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는 한라다. 이 회사는 전체 미상환회사채 1540억 원 가운데 1440억 원을 연내 상환해야 하며, 당기말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1417억 원으로 현금성자산 대비 1년 이하 회사채 비중은 101.6%에 이른다.

이어 한신공영의 만기 1년 이하 회사채 금액이 1435억 원으로 높았다. 전체 미상환회사채 규모는 2825억 원이며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3278억 원 대비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비중은 44.8%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대비 회사채 비중이 가장 적은 건설사는 계룡건설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미상환회사채 총금액은 161억 원이며, 연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60억 원 수준이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2606억 원 대비 전체 회사채 비중은 6.2%, 연내 만기 도래 회사채 비중은 2.3%다.

기업의 차입금 상환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을 보면 한라(71.2%)를 제외한 나머지 5개사는 모두 100~20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150% 이상의 건설사는 아이에스동서(202.2%) 한 곳뿐이며 한신공영 128.2%, 태영건설 123.5%, 금호산업 128.7%, 계룡건설 105.3% 등이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이 모두 1 이상의 값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이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갚아야 할 이자비용은 모두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개별기준 태영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은 8.2배로 6개 중견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계룡건설 8.1배, 금호산업 6.3배, 한신공영 4.5배, 한라 2.7배, 아이에스동서 2.4배 순으로 조사됐다.

건설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해왔다. 통상 회사채 만기가 다가오면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갚는 차환방식을 활용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여파 등으로 투자심리가 경직되면서 회사채를 새로 발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우량 건설사조차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등급 A-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인 한화건설이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았다. 투자심리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전략을 취했음에도 전량 미매각됐다. 신용등급 AA-인 KCC 역시 1500억 원 규모를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매수주문은 900억 원에 그쳤다.

이에 상대적으로 재무상태가 양호한 대형건설사들은 신규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보다 보유 자금을 활용해 회사채를 상환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지난달 신용등급 AA-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1000억 원 규모의 만기 회사채를 모두 현금으로 상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AA급 이상 안정적인 우량기업으로 쏠리는 등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라며 "A급 이하 기업들 가운데 재무구조가 불안한 기업들은 하반기부터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다시 인하하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한정적일 것"이라며 "애초에 재무구조가 튼튼한 건설사들은 은행대출은 물론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수요예측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지겠지만 상대적으로 미래가치가 떨어지는 중소·중견사들의 경우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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