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절반은 '수의계약'

시간 입력 2020-07-08 07:00:12 시간 수정 2020-07-08 07: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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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높은 대형건설사 무혈입성 늘어…출혈경쟁 지양 분위기 영향도

올 상반기 국내 정비사업 시장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경쟁입찰 없이 무혈입성하는 사례가 많았다.

8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SK건설 포함)의 올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은 총 9조1932억 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진 계약은 4조5997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주요 사업장을 보면 △서울 신용산역 북측2구역(현대건설) △서울 갈현1구역(롯데건설) △청주 사직1구역(대림산업) △인천 송림 1·2구역(현대엔지니어링) △서울 성북구 장위15-1구역(호반건설) 등이다.

통상 재건축·재개발 등의 정비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거나 단독 응찰로 2회 이상 시공사 입찰이 유찰될 경우 조합이 총회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수주 일감이 부족해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는데도 수의계약이 늘어난 것은 과열경쟁을 피하겠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과도한 수주경쟁에 나설 경우 '한남3구역'처럼 정부 규제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사들이 수익성에 기반해 선별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사업장에서 출혈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거나 상징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은 건설사들이 외면했고, 이미 특정 시공사로 분위기가 굳어진 사업장의 경우 일찌감치 발을 빼는 사례도 늘었다.

실제 '반포3주구'에 관심을 보였던 롯데건설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적극적으로 수주전략을 펼치면서 전세를 역전하기 어렵다고 내다보고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 역시 같은 이유로 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경쟁입찰보다는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시공사 선정이 두 차례 유찰되며 사업이 지연됐던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은 최근 수의계약 방식으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나선 대전 동구 '대동4·8구역' 재개발 역시 이달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지난달 22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노량진4구역' 재개발사업은 현대건설이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정비사업 수주가 절실한 GS건설과 대우건설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못한 서울 영등포구 '유원제일1차' 재건축은 대림산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거나 상징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은 건설사들이 외면하고 있어 사업 지연을 우려한 조합이 공사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건설사에 직접 러브콜을 보낼 정도"라며 "사업성이 있더라도 이미 특정 건설사로 판세가 기울어진 상황이라면 후발주자로 나서더라도 경쟁력이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차라리 비용을 아끼자는 인식이 크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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