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강자' 부영, 10년간 재계순위 7계단 '껑충'

시간 입력 2020-07-11 21:39:22 시간 수정 2020-07-14 07: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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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한국을 이끄는 기업-진화와 혁신의 주역들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임대사업 확장 한계 직면…신성장동력 확보 과제

부영그룹(회장 이중근)이 임대주택사업을 바탕으로 10년 만에 재계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다만 건설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아 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개 그룹의 지난 10년간(2009~2019년) 자산, 시가총액, 실적, 재무현황 등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부영의 공정자산 규모는 23조2840억 원으로 10년 만에 14조1230억 원 증가했다.

2009년 24위였던 재계 순위는 17위로 7계단 올라섰다. 그동안 그룹 내 계열사는 15곳에서 23곳으로 늘었다.

작년 말 기준 부영의 자산은 23조2843억 원이며 자본 규모는 6조8815억 원으로 2009년 대비 각각 154.1%, 4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부채는 265.0% 늘어난 16조4028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룹의 외형은 커졌으나 주택경기 침체 등에 따른 주택사업 부진으로 이익은 축소됐다. 작년 말 부영의 매출액은 10년 전에 비해 3.5% 늘어난 1조3688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1946억 원)과 순이익(-2522억 원)은 모두 적자전환 했다.

그동안 이 회사는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분양 전환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웠다. 통상 건설사들이 분양사업에 동원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동성 위기를 맞은 건설사들이 대거 쏟아지는 와중에도 부영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임대주택사업의 강자로 자리잡은 부영은 정부의 뉴스테이 정책으로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임대사업에 참여한 이후 입지가 점차 좁아졌다. 또 경기 부진으로 임차수요가 줄어들면서 주력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데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실제 부영그룹 주력사로 주택사업을 담당하는 부영주택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하는 등 영업활동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했다.

주력사업을 확장하는데 부침을 겪으면서 부영은 레저·관광사업을 추진하면서 외연을 확장해 나갔다. 무주 덕유산리조트를 비롯해 오투리조트, 안성 마에스트로CC 등 리조트를 잇달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레저·관광업계가 직격타를 맞으면서 안정적인 미래먹거리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부영은 리조트 단순 인수에서 벗어나 부지 매입부터 개발 및 시공, 운영·관리 등으로 신사업 영역 확장을 검토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영이 주택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과 비교하면 리조트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중견건설사들이 기존 주택사업 강점을 내세워 다방면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만큼 부영도 또 다른 신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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