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이중근 회장 공백 '장기화'…경영권 승계 여전히 '안갯속'

시간 입력 2020-09-01 07:00:03 시간 수정 2020-09-02 08: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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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작업 전무, 의사결정 제한에 따른 경영 정상화 난항 예상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상고심에서 실형을 최종 확정받으면서 회사의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부영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이 회장의 부재를 채워줄 승계작업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지난달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중근 회장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2018년 2월 이 회장은 부영주택 등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 과정에서 분양가를 조정해 4300억 원대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비롯해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등 12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후 건강상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이어왔다.

1심에서는 이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에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다만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2심은 1심의 유·무죄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유죄로 인정된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형량은 줄었으나 1심 당시 보석을 취소하고 이 회장을 법정 구속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부영의 오너리스크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을 채워줄 후계자도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GS건설, 호반건설 등 주요 건설사에서 후계자를 경영 일선에 내세워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세대교체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과 달리 부영은 경영 승계에 진척이 없다.

올해 만 78세인 이 회장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영그룹 내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5월 말 기준 이 회장은 부영(93.79%)을 비롯해 동광주택산업(91.52%), 광영토건(43.93%), 남광건설산업(100.0%), 남양개발(100.0%), 대화도시가스(95.0%), 부강주택관리(100.0%), 한라일보(49.0%), 부영대부파이낸스(90.0%) 등의 최대주주다.

사실상 이 회장 개인회사인 부영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부영주택을 활용해 부영환경산업, 무주덕유산리조트, 부영유통, 비와이월드, 천원종합개발, 오투리조트, 더클래식씨씨, 인천일보 등 계열사 지분도 대다수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이 회장 부인인 나길순 씨와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장남), 이성욱 부영주택 전무(차남),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삼남),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장녀) 등 3남1녀가 계열사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이성훈 부사장은 부영 지분 2.18%와 동광주택산업 0.87%, 광영토건 8.33%를 가지고 있고 이성욱 전무와 이성한 대표, 이서정 전무는 동광주택산업 지분 0.87%씩 보유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문제는 최고 결정권자인 이 회장의 수감생활로 현재로서는 승계작업에 나설 수도 없다는 점이다. 향후 1년6개월가량 경영 공백이 지속될 예정인 만큼 업계에서는 부영의 경영 실적 회복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부영은 이중근 회장 구속 이후 외부인사를 회장 직무대행으로 영입해 2년6개월째 비상경영체제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사업 관련 의사결정이 제한됨에 따라 실적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8년 이 회사의 매출액은 1조5626억 원, 영업이익 296억 원을 기록했다. 1년 만인 2019년 매출액은 33.7% 급감한 1조35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으며 영업손익은 –831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6억 원에서 순손실 1457억 원으로 돌아섰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역시 큰 폭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2조503억 원으로 15위였던 부영주택은 올해 41위(9857억 원)로 내려앉았다. 상위 50위권 건설사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크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영은 지배구조상 이중근 회장 1인 중심의 수직 계열화가 두드러지는 회사"라며 "일찍이 지분 승계를 통해 후계구도를 어느 정도 마련해 뒀더라면 이 같은 경영위기 상황에서 기업 운영에 대한 부담은 일부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이 부영을 지휘하고 또 부영이 부영주택을 거느리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오너의 장기 부재에 따른 타격은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부영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동안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했던 만큼 그대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승계 관련해서는 얘기할 만한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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