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매각 '답보'…재무구조 악화 지속, M&A 발목 잡을라

시간 입력 2020-09-04 07:00:08 시간 수정 2020-09-04 07: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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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금액 놓고 대우산업개발과 이견, 경영실적 부진·신용등급 하락 등 부정적 영향

두산건설(대표 김진호)이 지난해 상장폐지 이후 재무건전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우산업개발과 매각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실적 부진이 자칫 M&A(인수합병)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 상반기 매출액 8727억 원, 영업이익 85억 원, 당기순손실 1685억 원을 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0.25% 빠졌고 당기순손익은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재무구조도 여전히 불안하다. 6월 말 기준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보유 현금은 1664억 원 정도다. 부채비율은 400%에 육박한 396.97%로 조사됐으며 기업의 상환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은 62.7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5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961억 원)에 이어 적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7조244억 원 수준이다.

신용등급도 하향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낮췄다. 한국신용평가는 두산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BB-/하향검토에서 해제하고 BB-/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증자 및 구조조정에도 재무부담이 여전히 과중하고 높은 단기상환 부담과 취약한 자본시장 접근성으로 유동성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며 "두산중공업 재무부담 확대와 그룹의 자구안 실행으로 유사시 지원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인지도도 떨어진 모습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낸 지난달 24개 국내 아파트 브랜드 평판분석 결과, 두산건설의 주택브랜드 '위브'는 24위를 기록했다.

이 같이 곳곳에서 부정적인 지표들이 나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작업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7월 두산그룹은 대우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두산건설 매각에 대한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매각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두산건설의 악성 미분양 등 부실자산을 신설법인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 분할도 단행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이 제시한 가격은 2000억 원 수준으로 두산건설 상장폐지 이전 시가총액인 4000억 원의 절반 정도다. 현금창출력 등을 배제하고 주택브랜드 위브와 시공·토목 능력을 반영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예상가에 못 미치는 인수금액이 제시되면서 협상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두산건설이 단기간 몸값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자칫 대우산업개발이 제시한 가격도 못 받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두산건설 내부적으로 핵심인력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 원 규모 자구안을 이행하겠다고 나선 만큼 조금이라도 두산건설 매각가를 올려 받고 싶겠지만 대우산업개발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며 "현 상황에서는 대우산업개발 외 다른 원매자를 찾기도 쉽지 않아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수를 하겠다는 의지는 명확하다"며 "여러 가지를 검토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건설 매각과 관련해서는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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