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결렬 수순…모빌리티 도약 '반쪽짜리' 그치나

시간 입력 2020-09-07 07:00:05 시간 수정 2020-09-08 07:40:50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재무건전성 악화 및 코로나19 변수 부담…리츠 및 데이터센터 등 기존 신사업 집중 예상

HDC현대산업개발(대표 권순호, 정경구)이 세운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공들인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다각화 작업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7일 건설 및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지난 2일 KDB산업은행(산은)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12주간의 재실사를 다시 요청했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직접 대면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조 원가량의 추가 지원 방안을 제시했지만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 셈이다.

채권단은 현산의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채권단 관리 및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등 인수합병(M&A) 무산에 따른 플랜B 가동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1년 가까이 끌어온 M&A가 결렬 수순을 밟게 된 데는 아시아나항공의 심각할 정도의 재무 건전성과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항공업계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는 점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 정상화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모두 떠안을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8186억 원, 영업이익 1151억 원, 당기순이익 1162억 원을 내는 등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2000% 넘는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366.08% 수준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현산의 실적 부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투입할 비용 부담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산은 올 상반기 매출액 1조9635억 원, 영업이익 2846억 원, 당기순이익 206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5.73%, 4.27%, 12.82% 쪼그라들었다.

반면 올 들어 차입금 규모는 두드러지게 늘었다. 지난해 말 586억 원 수준이던 현산의 차입금은 상반기 172.27% 증가한 1조59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6개월 만에 14.19%포인트 상승한 27.49%로 조사됐다. 현산의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112.39%, 217.18%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에 대한 결론은 이번 주 중 발표될 전망이다. 최종적으로 노딜이 선언될 경우 현산은 주력인 건설업과 기존 추진해오던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 진출이 무산되면 정몽규 회장이 현산의 미래로 제시한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도약 역시 온전히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 회장은 건설과 항공, 레저, 금융 등 전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부동산 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산은 2017년 계열사인 HDC자산운용을 통해 리츠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임대주택 등 민간임대 분야에서 리츠를 진행 중인데 서울 고척아이파크, 경기 일산2차 아이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어 지난해에는 HDC리조트(전 오크밸리리조트)를 인수하며 레저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NHN과 함께 약 5000억 원을 투입해 김해시에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시티 플랫폼 센터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현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