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지배구조 개편 '2라운드' 돌입…이해욱 회장 경영권 강화 속도

시간 입력 2020-09-15 07:00:02 시간 수정 2020-09-16 08: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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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출범 및 건설·유화 분리…대림코퍼레이션의, 디엘 지배력 확충 본격화


대림그룹(회장 이해욱)의 지배구조 개편이 2라운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대림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손질에 이어 최근 대림산업의 지주사 체제 전환 및 건설, 석유화학 사업부문 분할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이 지주사 지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총수일가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앞선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디엘(가칭)'과 건설사업 담당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회사 '디엘케미칼(가칭)'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분할방식은 대림산업을 디엘과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디엘에서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구조다.

디엘과 디엘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가지며 분할비율은 디엘 44.4%, 디엘이앤씨 55.6% 등이다.

지난해부터 대림산업은 비핵심 계열사를 처분하고 주력 사업인 건설과 유화사업 부문 강화에 집중하며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자회사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해 대림건설을 출범시켰으며 올 초 미국 크레이튼사(社)의 카리플렉스 인수도 마무리 지었다. 유화사업 부문에 속해 있던 필름사업부는 물적분할해 대림에프앤씨를 설립했다.

대림건설은 디엘이앤씨가 보유하고 디엘은 디엘케미칼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된다. 디엘케미칼에는 여천NCC(YNCC)와 폴리미래(PMC) 등 유화부문 지분이 귀속될 예정이다. 오는 12월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 지주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사업부문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을 추구, 기업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 손질에 이어 지주사 전환, 사업분할까지 향후 이해욱 회장 등 총수일가 경영권 강화를 위한 전초작업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대림그룹은 '이해욱 회장-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진다. 그간 이 회장은 최대주주(52.3%)로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대림산업에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 지분 21.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대림코퍼레이션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대림산업 지분을 모두 더해도 23.1%에 불과해 이 회장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국민연금 지분 13.5%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 등이 53%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내년 지주사가 공식 출범하게 되면 디엘은 디엘이앤씨 지분을 끌어올리고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의 후속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디엘은 디엘이앤씨를 자회사로 둘 수 있고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을 통해 보다 수월하게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엘이 신주를 발행하고 디엘이앤씨 주식을 공개매수, 주식스왑(주식교환)을 통해 디엘이앤씨는 디엘의 자회사로 편입, 동시에 대림코퍼레이션의 디엘 지분율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림이 대림코퍼레이션을 여전히 지주사로 두고 디엘은 사실상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대림코퍼레이션과 디엘의 합병도 거론된다. 문제는 대림코퍼레이션 실적이 하향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현재로선 추진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비상장사인 만큼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공개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현실성을 떨어뜨린다.

조윤호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 분할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라며 "다음 단계로 대림코퍼레이션과 디엘의 합병, 디엘이앤씨와 대림건설의 합병 또는 매각인데 현시점에서는 디엘이 디엘이앤씨 지분을 확보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지배구조 개편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림산업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의 합병 얘기는 계속 나왔던 부분인데 대림코퍼레이션과 디엘의 합병도 검토 중인 것은 없다"며 "대림코퍼레이션 상장 역시 아직은 마찬가지"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건설과 유화가 별개 사업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에 분리되면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사업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디엘케미칼과 대림코퍼레이션이 시너지를 내거나 사업적으로 전보다 원활해지는 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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