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재건축 일감 줄자 리모델링 사업 '눈독'

시간 입력 2020-09-17 07:00:03 시간 수정 2020-09-18 07: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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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내 리모델링 추진 사례 늘어…일감 확보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

정부 규제 강화로 재건축·재개발 수주 물량이 부족해지자 대형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운 서울 도심 내 일부 단지들도 리모델링으로 우회하면서 대형사들의 진출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그동안 정비사업 대비 소극적이던 리모델링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안전성 문제로 일반 분양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수익성이 높지 않은 탓에 대형사로부터 외면받아 왔다.

대형사 가운데 선제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나선 곳은 포스코건설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도 진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자회사 대우에스티를 통해 리모델링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부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수주 일감이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요지에 자리한 알짜 사업장 리모델링을 추진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고 향후 정비사업에서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비사업 추진에 부담을 느낀 일부 조합이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도 한몫한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30년) 대비 허용 연한이 15년으로 짧으며 조합설립인가만 받으면 이주가 가능해 사업 추진이 비교적 빠르다.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일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도 피할 수 있다.

올 6월 현재 서울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56개, 2만5600여 가구 규모다. 이는 지난해 6월에 비해 16곳이 늘어난 수치다. 이 중 하반기 주목받고 있는 사업장은 양천구 목동우성2차와 성동구 금호동벽산아파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우성2·3차, 극동, 신동아4차)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11일 목동우성2차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과 HDC현산이 참여해 경쟁입찰 구도가 형성돼 주목을 받았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과 달리 입찰에 나서는 건설사가 많지 않아 대부분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해왔다.

조합설립을 추진 중인 금호동벽산아파트는 1707가구 규모 대단지에 역세권 입지를 갖춰 벌써부터 대형사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대림산업과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속한 대형사들이 단지 내 현수막을 걸고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사당동 우극신은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현재 입찰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4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5000여세대 대규모 사업인 데다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강남, 용산 등에서도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데다 정부가 리모델링,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통해 주택공급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대형사의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동주택(아파트) 소유자들은 주택가격 급등과 같은 경제적 요인에 관심이 집중돼 리모델링보다 재개발·재건축을 선호한다"며 "정부가 수직증축을 통한 세대수 증가, 내력벽 철거 등을 적극 검토하고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줄 경우 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시내 입지가 좋은 단지들 가운데 현실적으로 재건축은 어렵지만 리모델링 추진은 가능한 단지가 많다"며 "수익성이 크지 않더라도 리모델링 사업으로 자사 브랜드 간판을 내걸게 되면 향후 일대 정비사업 수주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뛰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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