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으로 옮겨간 정비사업 수주전, 건설사 '합종연횡' 잇따라

시간 입력 2020-10-20 07:00:02 시간 수정 2020-10-21 08: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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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지양, 안정적 일감 확보 차원…조합 내 단독입찰 선호 분위기 우세

올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시장이 지방 광역시로 옮겨간 가운데 건설사들이 공동입찰(컨소시엄)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갈수록 수주물량이 부족해지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업황 불안정도 지속돼 출혈경쟁을 피하고 안정적으로 수주고를 올리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20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연내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비사업에 대형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사표를 던지고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입찰을 마감한 경기도 남양주 덕소3구역 재개발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손을 잡고 동부건설과 2파전을 치르는 중이다. 덕소3구역은 경기 남양주 와부읍 덕소리 111-2 일원에 지하 3층, 지상 30층의 32개동, 2908가구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4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동구 효목1동7구역 재건축과 중구 명륜지구 재개발 등 두 사업장도 대형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나섰다. 효목1동7구역은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효성중공업이 참석해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됐으나 실제 입찰에는 3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며 유찰됐다.

최근 시공사 선정 공고를 다시 낸 조합은 오는 21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다른 건설사가 입찰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이달 29일 입찰을 마감,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효목1동7구역은 동구 효목동 74-10 일원에 지하 3층, 지상 15층의 2112가구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구 명륜지구 재개발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려 시공권 확보에 나선 상태다. 대구 소재 지방건설사들도 눈독을 들인 사업장이지만 대형사 두 곳이 컨소시엄을 꾸리면서 본입찰에는 모두 발을 뺐다. 이 사업은 대구 중구 남산동 437 일대를 지하 2층, 지상 28층의 15개동, 아파트 1174가구 및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처럼 대형사들의 합종연횡은 하반기 들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대전 대동4·8구역 재개발(5366억 원)을 공동 수주했고 롯데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은 대구 앞산점보 재개발(3943억 원) 시공권을 함께 따낸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정비사업을 꼽고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지방에서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은 서울·수도권 대비 미분양 리스크가 크고 수천억 원에서 조단위에 달하는 만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단독입찰과 달리 수주 실패시 피해를 모두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저마다 출혈을 꺼리는 상황에서 공동수주할 경우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라며 "대형사 브랜드 단지가 적은 지방에서 수주 경험이 많은 업체끼리 손을 잡으면 수주 가능성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무엇보다 컨소시엄 구성 여부에 가장 크게 고려되는 부분은 사업장 특성이나 조합의 니즈"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방 정비사업 조합들은 내부적으로 단독입찰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각종 브랜드가 혼재할 가능성이 큰 컨소시엄보다 단일 건설사, 단일 브랜드 단지가 향후 미래가치를 더 키워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컨소시엄은 하자보수 등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민원 등의 신속한 처리가 어렵다는 견해가 크다.

실제 지난 18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 8000억 원 규모의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은 이 같은 이유로 포스코건설이 롯데건설-HDC현산 컨소시엄을 제치고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롯데건설과 HDC현산은 그간 대연동 일대 수주 경험을 쌓으며 지역 내 입지가 탄탄한 건설사로 자리 잡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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