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대비, 환경사업 성장 전망 기반 선제적 자금 확보
SK건설(대표 안재현)이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신사업 추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공모채 시장에 나섰다. 지난 6월 이 회사는 A급 건설 회사채 미매각을 끊고 수요예측에서 완판을 거둔 바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SK건설은 오는 27일 회사채 발행에 앞서 19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발행 규모는 3년 만기 1000억 원이며 SK증권과 DB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수요예측에 흥행할 경우 최대 1500억 원까지 증액 발행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운영이 내년 초 종료될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는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SK건설은 내년 4월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 6월 말 기준 잔여 만기가 1년 이하인 미상환 회사채 규모는 3700억 원이며 1년 초과 2년 이하 회사채 규모는 35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추진 중인 신사업의 투자 재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공모채 시장에 SK건설이 모습을 나타낸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6월 이 회사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신용등급 A급 건설사들이 잇달아 투심 확보에 실패했으나 SK건설은 사전청약에서 약 2배 수준인 1940억 원의 유효수요를 확보, 15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해 기관투자자들이 건설 회사채에 외면하는 가운데 높은 금리를 제시한 것이 흥행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사채 공모는 SK건설이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처음 진행하는 것이다. 청약 흥행 여부가 시장에서 회사의 신사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지난 7월 SK건설은 친환경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에너지기술본부를 신사업에너지부문으로 개편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신설된 친환경사업본부는 스마트그린산단사업그룹, 리사이클링사업그룹 등으로 구성되며 안재현 사장이 직접 사업부문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낙점한 이 회사는 조직개편 이후 신사업 추진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최대 종합환경업체인 EMC홀딩스를 1조 원에 인수하며 폐기물처리사업에도 본격 진출한 상태다.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분야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SK건설은 올 1월 글로벌 연료전지 업체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국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하고 지난달부터 경북 구미 제조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SK건설이 이끄는 창원SG에너지 컨소시엄은 경남 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이 추진하는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2022년까지 수소연료전지, 태양광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V2G(Vehicle To Grid), RE100 정책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총망라해 산단 내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성장 전망이 밝은 만큼 SK건설이 이번 청약에서도 목표한 수요를 모두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환경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SK건설에 'A-/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EMC홀딩스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이 우려지만 수처리 및 폐기물처리 등 환경사업이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업의 시장 불확실성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해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대해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SK건설은 그룹 계열사 일감을 통해 수주 규모가 확대되며 실적 흐름이 개선됐고 친환경 사업의 안정성 측면에서 사업영역 확대 가능성이 큰 만큼 회사채 발행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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