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재확인 vs 금호산업, 계약금 몰취 소송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을 둘러싼 HDC현대산업개발(대표 권순호, 정경구)과 금호산업(대표 서재환)의 소송전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금호산업 측은 최근 현산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현산은 금호산업이 매물로 내놓은 금호리조트를 놓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자사 동의 없이 처분해서는 안 된다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13일 건설 및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금호산업 측은 법원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2500억 원에 대한 몰취 소송을 냈다. 지난해 인수계약 당시 금호산업이 323억 원, 아시아나항공이 2177억 원씩 가져가기로 돼 있었는데 현산이 은행에 묶인 계약금 인출에 동의해주지 않아서다.
금호산업과 채권단 측은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재차 전면 재실사를 요구하자 지난 9월11일 계약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타를 맞으면서 현산이 인수 체결을 지속적으로 연기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M&A가 사실상 노딜로 종결된 이후 금호산업은 현산에 계약금 인출 동의를 요청했으나 현산은 관련 답변 대신 금호리조트 매각을 막아섰다. 금호산업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분리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산이 금호산업 측에 이 같은 공문을 발송한 것은 인수전은 무산됐지만 계약상 여전히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드러내기보다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명분 쌓기 행보로 내다보고 있다. 계약해지에 대한 책임소재를 금호산업 측에 넘길 수 있다면 현산은 2500억 원의 계약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산은 금호산업의 계약해지 통보 이후 일방적인 인수계약 해지 통보에 유감이라며 계약 해지 및 계약금 질권 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법적 차원에서 검토한 뒤 대응에 나서겠다며 입장을 낸 바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계약금 반환 소송은 결국 M&A가 무산된 데 어느 쪽의 책임이 더 크냐를 따지는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현산이 마지막까지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해 금호리조트 매각에 태클을 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송전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적정 수준에서 양사가 합의하는 것으로 분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2008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행보증금 3150억 원에 대한 반환 소송을 낸 지 약 9년 만에 1951억 원을 돌려받았다.
금호산업 측은 이와 관계없이 내달 중 금호리조트 예비입찰을 진행하는 등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골프장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고 특히 금호리조트가 소유한 '아시아나CC'에 대한 인수후보자들의 관심이 높아 재무구조 개선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금호리조트 매각가격이 6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과 KT, 호반건설 등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그걸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계약이 파기됐다"며 "현산이 주장하는 부분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금 관련 소송을 대비하기 위해 관련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산 측으로부터는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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